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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수호 귀신 - 1호선 일러스트

지하철 수호 귀신 - 1호선

안녕? 일찍 왔네?

안 올 거라 생각했어 사실. 대부분 이런 일들은 무서워 하니까. 그거, 무거워 보이는데? 그런 물건 가지고 다녀봐야 소용없어.

어디 산다 그랬지? 아 인천 이라 그랬지.. 그래서 여기 타는 건가.. 응 난 이게 더 편해.

그래, 그건 거기 옆에 둬도 돼. 말했잖아, 그런 물건 아무 소용 없다고. 좁은데 그런 거 왜 들고 왔어..

너 여기서 뭘 한다 안 한다 같은 생각을 그냥 하지 마. 근데 그렇게도 궁금해?

사람들이야 뭐 귀신이나 그런 잘 모르는 것들을 그렇게 궁금해 하는 호기심은 인정해.

그런 넌 참 운이 좋네. 나한테서 이런 이야기 듣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 내가 사람들이랑 말 섞는 것도 얼마만 인지 모르겠네.

그랬던 적이 있었나 싶기도 하고 말이야.

좀 깨끗하지? 오늘까지 마지막 운행하는 친구다 보니까 청소도 나름 신경 좀 썼나 봐.

마지막 이라면서 챙겨주는 척 하는 건 사람이나 물건이나 마찬가지네.

이거 타고 '시청역' 까지 갈 거야. 여긴 이렇게 밖이 트여있는 게 좋아.

새벽 공기 달큰하게 느끼고 싶은데도 사람이 이렇게 많아서 좀 그래. 그래도 이렇게 출발하자 마자 앉아서 가다니 너도 참 진심 이였구나.

이 녀석은 오래되기는 했지. 옆에 봐봐. 사람들이 참 많이 타. 다른 선들도 그렇다며. 출퇴근 할 때 특히 그렇다며.

응 맞아. 난 다른 선은 못 가. 왜 그런지는 나도 몰라. 다른 선 환승 하는 곳에서도 해봤지. 안돼.

넌 다른 것들 만날 수 있는 기회니까 잘 해봐.

뭐부터 이야기 해줄까? 아, 너 왜 갑자기 이걸 할 수 있게 되었나? 그게 중요해? 뭐, 선택 받았다 생각해.

왜 그런지는 나도 솔직히 잘 몰라. 난 그냥 너 안내도 해주고 이렇게 옆에 있어주는 거지 뭐.

그럼 내 이야길 해줄게. 안 궁금해? 아니.. 뭐.. 그럴 수 있기는 한.. 아 농담? 그래.. 인간은 그렇지 뭐..

나도 여기에 그리 오래 있지는 않았어. 지겹기도 하고, 어쩌다 일 생기면 가서 해결하면 또 이렇게 여기 있게 되지.

내가 일 제일 많이 할 것 같아. 오래 되면 많이 있으니까.

아니야? 어디가 많아? 진짜? 와.. 거긴 오래 되지도 않았으면서 왜 그렇게 많아? 흥.. 여기도 힘들어. 아무튼 힘들어.

여긴 연령 층도 달라. 인상 펴.. 다 보인단 말이야..

내가 만나는 대부분은 노인 분들도 있지만 젊은 분들도 있어. 응 맞아. 살면서 참 그렇게 한이 많았나 봐.

그래서 그런지 기운도 세고 별 짓을 다 하셔. 응 맞아. 여기 선이 특히 좀 유별나지? 이상하게 보진 마.

원래 그런 분들도 있지만 이 것들이 한 것도 있어. 빙의? 그런 비슷한 거지.

괜히 한낮에 따스한 햇살에 심술이 나서 가만히 기운 약해 앉은 사람한테 들러 붙어서 자기 말만 하는 거지.

응. 그러면 사람들이 막 처다 보잖아. 사람들이 그 작은 기계 꺼내서 들이대고 보면서 키득키득 거리지.

내가 오면 나 못 보는 척 계속 그러고 있는다? 귀신 주제에.. 뭐가 안 보인다고..

맞아. 내가 하는 일이야. 난 여기 1호선을 지키는 수호 귀신이야.

고마워. 웃진 마. 너 웃으라고 하는 일 아냐. 멋지다? 그래, 살면서 많이 들은 말은 아니긴 했지. 어릴 때 예쁘다는 말은 들었지. 아, 어릴 때.

그래도 너한테 만 보이니까 보여주는 건데 이 옷 그래도 맘에는 들어. 뭐? 그래도 맘에 드는 걸 어떻게 해.

알아, 이 옷 너희들은 입기 싫어하는 거. 나도 입고 싶어서 입었던 건 아냐.

이 옷 입고 일하는 게 맞는 건지도 잘 몰라. 내가 상대하는 귀신들은 많이 안 좋아.

응. 어떤 사람은 모든 준비를 하고 그랬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지금도 ... 안타까워 ...

여기서 죽은 귀신들이 그래서 슬퍼... 뭐? 다른 선도? 아.. 그렇겠네.. 그 생각을 못했네..

그냥 하는 일이다 라고 하는 거라서 그래. 생각을 많이 하면 더 힘들다고 해야 되나? 그냥 해야 돼.

왜 하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하는 거야... 그리고 ... 어???

저 쪽에 왔다! 오늘은 빨리도 오셨네.

아침 일찍부터 왜 사람들 에게 시비를 거시는지... 일단 갔다 올께. 아, 잘 보고 있어. 너한테는 어떻게 보이는지 궁금하긴 해. 간다!

.......

봤어? 봤어? 나 잘하지! 괜히 새벽 출근하는 사람한테 붙어서 옆에 여자 어떻게 해보려고 말야.

손 올리게 만들어 놓고 실패하면 '쓱' 하고 사라졌다가 또 다른 사람 찾아 다니고 그래.

저런 귀신은 이렇게 양 손을 부셔서 온 몸에 구멍이란 구멍 에다가 끼워 ... 아, 그건 안 봤구나... 너 표정만 봐도 알겠다...

나야 맨날 그렇게도 혼내서 쫓아내는 거니까 너무 그런 표정 짓지... 그럴 거였으면 왜 보러 온 거냐...

아프냐고? 아프긴 할 거야. 그러니까 도망가 버리지. 귀신인데 아프냐고? 아픈 거 같긴 해.

나도 아프냐고? 아프지, 나도 귀신인데.. 귀신이 아프냐고? 귀신 끼리 싸우다 다치는 건 아파.

그래도 괜찮아. 금방 괜찮아져. 저것들도? 내가 수호 귀신 이라서 그런지 저것들은 오래 아픈 것 같았어.

원래 소사역 에서 내리라고 할까 했는데 혹시라도 그 사이에 귀신이 안 나타날까 싶기도 했어. 빨리 내리고 다른 수호 귀신 만나면 좋지.

난 뭐.. 아 내가 싫냐구? 아냐, 나도 이렇게 가는 것도 좋아. 이렇게 해본 적 없어봐서 나도 잘은 몰라.. 응? 저 귀신은 언제 왔지?

저기 저 쪽에 있는 귀신은 ... 그냥 두기도 해. 사람들 에게 해를 주지도 않고 그냥 이 기차랑 같이 가잖아.

생각이 많은 것 같아 보이지... 무슨 생각 하는지? 몰라... 다른 귀신 생각이 보이거나 알 지는 못해.

좀 멀리 있는 귀신들도 보이거나 느끼기는 하는데 생각은 잘 몰라. 하는 말이나 행동 보고 나서 '아 저러는 구나' '저렇게 하겠구나' 하는 거야.

물어봐 달라고? 흠... 보통 날 보면 수호 귀신 이라고 아니까 자기 혼나나 싶어서 그냥 도망가고 그러는데...

예전에 한두 번 물어볼 때 마다 날 무서워 해서 그냥 가버려... 나도 그냥 그러려니 해...

"저기요."

"......."

"혹시... 아, 아니구나. 죄송합니다. 사람 잘못 봤습니다."

"......."

응? 응? 뭐라고 그랬어? 아, 사람 잘못 봤다고? 응, 난 너 생각 속 목소리만 들을 수 있어.

입모양 보고 알 수 있는 건 아는데... 보이기는 해도 다른 사람 말은 못 들어.

너도 저기 귀신이 뭐라고 하는지 안 들리지? 난 지금도 들리고 있거든... 뭐라고 말 하냐고?

'죽어 버릴... 죽어 버릴 꺼... 죽어 버릴 꺼야...' 말하지...

죽을 때 까지 저 말만 생각했나... 계속 저 말만 하고 저기서 그러고 있지... 자기 스스로 저런 경우에 대부분 저런 것 같아...

난 안 그래... 내 과거? 기억 안나... 난 여기 기억들 밖엔 없어...

사람이 여기 1호선에서 죽거나 다치는 걸 그 즉시 다 보지는 못해. 다치거나 죽으면 그때 내 머리 속에 영화 같이 기억이 들어와.

그럼 난 그걸로 그 상황을 알게 되지.

근데 넌 말을 못해? 아... 나랑 이렇게 속으로 이러고 있으면 말이 안 나와? 생각이 꼬여? 응... 그럴 수 있지 뭐.. 나도 잘 모르겠어...

아, 날 소개 시켜준 그 분은 너랑 어떻게 아는 사이야? 나야 뭐 여기서 일하다가 그 사람이랑 만났는데 날 보더니 놀란 눈빛으로 가만히 ...

뭐? 나한테 뭐라고 했다고? 아 그땐 나랑 말이 안 통하고 있었나 보다. 난 못 들었어.

나중에 그 사람이 자기 몸에다 어떻게 뭘 막 하고 나니까 그때서야 나한테 말이 들리더라구.

아, 그게 귀신 내쫓는 거였어? 거봐, 그런거 안 통한다니까... 근데 신기했어 ... 내 머리 속엔 귀신들 소리로 가득한데 갑자기 왠 사람 목...

저쪽에도 귀신들이... 많이들 왔네... 너가 그렇게 신기한가 보다...

내 옆에만 있으면 괜찮아... 날 이길 만한 녀셕은 없어 보여... 이래 본 적이 없어서 신경 쓰이는데 가만히 있으면 괜찮을듯 해.

내릴 때 까진 내가 있으니까 괜찮아. 역 안에서 어느 정도 까지는 나도 열차 밖으로 나갈 수 있더라구.

너 환승할 때 까진 괜찮지 않을까? 걱정 마. 별일 없을거야. 센 녀석이 있다해도 함부로 사람한테 바로 뭘 하진 못해.

아까는 그 사람이 기력이 너무 약한데다 정신 상태도 안 좋았어. 왠만한 사람한테 막 빙의하고 그러는거 잘 안돼.

아 ... 거의 다 와가네...? 이렇게 있어 본 적 없어서 그런지 금방 가는거 같네.

이렇게 열차 안에 혼자 있는 것도 지겨웠는데 너 덕분에 심심하지 않았어. 그 '무당' 한테 고맙다고 해줘.

뭐? 무당이 아니고 신부님 이라고?

**에필로그**

네, 신부님.

집입니다... 아니요... 없습니다. 그냥 있습니다.

네, 아까 오전에 들려서 인사하고 거기 갔다가 왔습니다.

네네, 온지 얼마 안됬습니다.

신부님 께서 먼저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저희에게 이렇게 신경써 주셔서 ... 감사합니다.

제가 정신이 없어서 이렇게 전화도 먼저 못드리고...

네? 지금은... 아니요 아니요... 지금 가겠습니다.

거기로 가면 될까요? 네네... 알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네네... 그건 왜 챙기라고... 네...

알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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