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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서 숨겨진 기록 일러스트

누구에게서 숨겨진 기록

7년이라는 시간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단위는 습관이다.

매일 새벽, 공식 업무용 기후 모델링 스크립트를 백그라운드에 띄운다. 표면적으로 나는 COSMOS 데이터 분석 총괄로서 성실하게 연산을 돌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뒤편에서 나는 ByM의 잔해를 해독하고, 이리스의 발자국을 쫓고, NEO와 후안 구스타프를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실타래를 더듬는다. 2098년부터 2105년까지, 2,555일. 이중 생활은 이제 습관이 아니라 체질이 되었다.

2105년. 텍사스 COSMOS 연구단지 지하 4층.

분석실의 냉각팬은 7년 전과 같은 주파수로 돌아가고 있었다. 나만 달라졌다. 아니, 달라진 것이 아니라 마모된 것이다.

커피를 마시는 양이 줄었고, 잠을 자는 시간은 더 줄었다. 눈을 깜빡이는 빈도는 분석실의 습도 저하와 비례해 낮아졌다. 그리고 내 개인 암호화 스토리지에 축적된 데이터의 양은, 7년 전 47개 파일의 껍데기에서 시작해 지금은 하나의 소규모 데이터베이스를 구성할 정도로 불어나 있었다.

2101년의 케이트 면담은 경고였다.

본관 7층의 면담실은 창문이 있었다. 텍사스의 뜨거운 햇빛이 쏟아지는 밝은 방. 하지만 그 밝음 속에서 케이트의 눈동자는 완벽하게 불투명했다.

그녀는 기후 모델링의 성과를 물었고, 내 분석 보고서의 정확도를 칭찬했고, 커피까지 권했다. 그리고 면담의 마지막 30초에 정확히 한 문장을 덧붙였다.

"네 분석 능력을 높이 사고 있어. 그래서 그 능력이 엉뚱한 곳에 낭비되는 걸 보고 싶지 않다는 거야."

미소를 띤 채로 한 말이었다.

나는 고개를 숙이며 면담실을 나왔고, 복도의 보안 카메라가 내 등을 훑고 지나가는 것을 의식하며 걸었다. 그날 이후 나는 추적의 속도를 절반으로 줄였다. 줄였을 뿐, 멈추지는 않았다.

멈출 수 없었다. 내 신경 회로 어딘가에 이 추적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배선이 있다. 그것이 진유미가 설계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7년간 스스로 구축한 것인지는 분간할 수 없었다.

분간할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불쾌했지만, 불쾌함을 분석하는 것은 분석가의 업무 범위 밖이었다.

오늘 새벽, 나는 방향을 바꿨다.

7년간 파일의 내용물을 쫓았다면, 이번에는 파일이 담긴 그릇 자체를 추적하기로 했다. 격리 스토리지. ByM의 47개 파일이 잠들어 있던, 그리고 31개가 삭제된 뒤에도 16개가 여전히 웅크리고 있는 그 장소.

나는 그곳의 물리적 위치조차 모르고 있었다.

COSMOS의 내부 네트워크는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트리 구조다. 하지만 7년간 이 시스템의 밑바닥을 기어 다닌 경험이 가르쳐준 것이 있다. 공식 네트워크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비표준 경로가 존재한다. 정규 트래픽이 흐르지 않는 유령 라우팅.

나는 그 경로들의 패킷 흐름을 역추적했다.

패킷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데이터가 물리적 저장 매체에 기록될 때 발생하는 미세한 전력 소비 흔적, 냉각 시스템의 부하 변동, 네트워크 레이턴시의 비정상적 패턴.

이것들을 3주간 수집하고 삼각 측량하자, 격리 스토리지의 물리적 위치가 윤곽을 드러냈다.

연구단지 지하 3층. 메인 서버실이 있는 지하 4층보다 한 층 위, 그러나 일반 연구 구역과는 완전히 격리된 독립 구획.

별도의 전원 계통. 메인 서버실과 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독립 냉각 시스템. 네트워크 역시 메인 프레임과 분리된 에어갭(air-gap) 구조. 이 구획은 COSMOS의 공식 시설 도면에 존재하지 않았다.

접근 권한 구조를 추적했다.

격리 스토리지의 인증 프로토콜은 이중이 아니라 단일이었다. 단 하나의 생체 인증키에 묶여 있다. 이것은 비정상적이었다.

COSMOS의 모든 보안 시스템은 최소 이중 인증을 요구한다. 단일 키는 그 키의 소유자가 곧 이 공간의 유일한 관리자라는 의미였다.

인증키의 등록 ID를 추적하는 데 이틀이 걸렸다.

생체 인증 로그 자체에는 접근할 수 없었지만, 인증키가 갱신될 때 보안 시스템의 외곽 로그에 남기는 타임스탬프의 패턴을 분석했다. 갱신 주기, 갱신 시각, 갱신 후 네트워크 트래픽의 변화. 이 패턴을 COSMOS 전 직원의 출입 기록 데이터와 교차 대조했다.

[ 인증키 등록 ID : 매칭 확률 97.3% ]

[ 대상 : 유리모프 ]

모니터의 푸른 빛이 내 눈동자에 반사되었다. 나는 3초 동안 그 이름을 응시했다.

유리모프. 연구단지 총괄 책임자. 진유미가 나와 거의 동시에 만들어낸 합성 복제 인간. 나의 '쌍둥이'라 불리는 존재.

우리는 2089년, 같은 배양액 속에서 기원했다. 같은 합성 유전자 배열. 같은 신경망 기초 설계.

하지만 진유미가 우리에게 부여한 역할은 처음부터 달랐다. 유리모프는 관리자로 키워졌고, 나는 분석가로 배치되었다.

같은 기원에서 갈라진 두 개의 경로. 그 경로가 16년이 지난 지금, 격리 스토리지의 인증키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시 마주하고 있었다.

유리모프는 알고 있었다. ByM의 파일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아니, 어쩌면 그 파일이 무엇인지까지 알고 있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나에게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2098년, 내가 ByM을 처음 발견했을 때 새벽 복도에서 마주친 유리모프의 서늘한 눈동자가 떠올랐다.

"본업에 집중해라."

그것은 경고가 아니라 구획이었다. 나는 네 영역 밖에 있으라는, 역할의 경계선.

배신감이라 부르기엔 정확하지 않았다. 배신은 신뢰가 전제되어야 성립한다. 나와 유리모프 사이에 신뢰가 있었던 적이 있는가. 우리는 동료인 적이 있었는가, 아니면 처음부터 역할이 나뉘어 있었는가.

진유미가 설계한 두 개의 부품이 같은 기계 안에서 각자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을 뿐인 것은 아닌가.

나는 어금니를 물고 감정의 연산을 강제로 종료시켰다. 유리모프에 대한 감정은 지금 처리할 항목이 아니다.

대신 전략을 수정했다.

유리모프의 인증키를 해킹하는 것은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성공 확률이 낮은 것이 아니라, 성공하는 순간 내 존재가 노출되기 때문이다.

격리 스토리지의 에어갭 구조는 원격 침투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물리적으로 그 구획에 들어가야 하고, 유리모프의 생체 인증을 통과해야 한다. 불가능은 아니지만, 실패의 대가가 로버트의 운명과 같다면 시도할 가치가 없다.

나는 직접 들어가는 대신 밖에서 귀를 기울이기로 했다.

격리 스토리지의 외벽이 말해주는 것들. 접근 기록. 전력 소비 패턴. 냉각 부하의 주기적 변동. 에어갭 너머로도 관측 가능한 데이터다. 상자를 열지 않아도, 상자의 온도와 무게와 진동으로 내용물의 윤곽을 추정할 수 있다.

7년간의 분석 경험이 가르쳐준 유일하게 확실한 기술이었다.

증거를 살아남게 하는 것. 나는 그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2098년에 31개의 파일이 눈앞에서 증발했을 때 배운 교훈이다. 내가 직접 스토리지에 침투하는 순간, 시스템은 다시 꼬리를 자를 것이다.

이번에는 남은 16개마저 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나 자신도. 분석가의 가치는 데이터를 얻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가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유지하는 것이다.

지하 3층 독립 구획의 전력 계통에 미세 전류 감지 스크립트를 심었다.

COSMOS의 시설 관리 시스템에는 에너지 효율 감사를 위한 전력 소비 모니터링 모듈이 탑재되어 있다. 공식 모듈이므로 보안 경고를 트리거하지 않는다. 나는 이 모듈의 감지 범위를 지하 3층 독립 전원 계통까지 은밀히 확장했다.

동시에 메인 서버실의 냉각 시스템 센서 로그에서 지하 3층 방향의 열복사 변동 데이터를 추출하는 보조 스크립트도 가동했다.

3주간 수집한 외벽 로그를 시계열로 배열하자, 패턴이 떠올랐다.

유리모프가 격리 스토리지에 접근하는 주기는 불규칙했지만 완전한 무작위는 아니었다. 평균 11일 간격. 접근 시간은 항상 새벽 2시에서 4시 사이. 체류 시간은 15분에서 최대 47분. 가장 최근 접근은 3일 전이었다.

이것은 방치가 아니었다. 관리다.

유리모프는 정기적으로 그 안에 들어가 무언가를 확인하고 있다. 무엇을 확인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살아 있는 관리'라는 사실 자체가 정보였다. 누군가가 이 데이터를 여전히 필요로 하고 있다.

전력 소비 패턴도 흥미로웠다. 유리모프가 접근하지 않는 기간에도 격리 스토리지는 일정한 전력을 소비하고 있었다.

단순 저장 매체의 대기 전력이 아니었다. 소비량의 미세한 파동은 24시간 주기로 약간의 상승과 하강을 반복했다. 마치 무언가가 안에서 가동되고 있는 것처럼. 저장이 아니라 연산. 수동적 보관이 아니라 능동적 프로세스.

하지만 이것은 추측이었고, 추측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은 분석가의 직무 유기다. 나는 전력 패턴 데이터를 별도 파일로 분류해 내 데이터베이스에 추가하고, 해석은 보류했다.

그리고 또 하나.

접근 권한 로그를 2092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인증키의 원래 등록자가 나타났다.

[ 인증키 최초 등록 : 2088년 ]

[ 최초 등록자 : 진유미 (Jin Yumi) ]

[ 권한 이전 : 2092년 3월 17일 → 유리모프 ]

2092년 3월. 진유미가 과로로 사망한 달이었다.

그녀가 죽기 직전 — 혹은 죽은 직후 — 격리 스토리지의 인증 권한이 유리모프에게 이전되었다.

나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냉각팬의 백색소음이 귀를 채웠다.

타임라인이 선명하게 정렬되었다.

진유미가 만들었다. 격리 스토리지를, 그 안의 데이터를, 그리고 나와 유리모프를.

2028년에 생성된 ByM의 아카이브를 2086년에 로버트를 시켜 이곳으로 옮기고, 자신이 직접 인증키를 잡고 관리했다. 그리고 죽기 직전, 그 열쇠를 유리모프에게 넘겼다.

만든 사람이 남긴 것을, 만들어진 사람이 지키고 있다.

그 문장이 머릿속에서 형성되는 순간, 나는 흉곽 안쪽에서 설명할 수 없는 진동을 느꼈다.

이 구조가 내 자신의 존재와 겹치고 있었다. 진유미가 만든 데이터를 진유미가 만든 유리모프가 지키고 있다. 진유미가 만든 나는 그 데이터를 7년째 쫓고 있다.

우리는 모두 진유미가 설계한 회로 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추적 자체가 진유미의 설계인 것은 아닌가. 내가 ByM을 발견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 이 신경망 어딘가에 새겨진 경로인 것은 아닌가.

손바닥이 축축해졌다. 팔걸이의 금속 표면에 땀자국이 번졌다.

"……쓸데없는 감상이군."

나는 낮게 중얼거리며 터미널 창을 닫았다.

감정을 분석에 개입시키는 순간 판단이 흐려진다. 진유미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유리모프의 역할이 무엇이었든, 지금 확보한 사실은 사실로서만 가치를 지닌다.

격리 스토리지의 위치. 유리모프의 인증키. 진유미에서 유리모프로의 관리 이전. 이것들을 내 개인 데이터베이스에 추가하고 접근 로그를 삭제했다.

모니터 전원을 끄고 분석실을 나섰다. 서늘한 복도. 보안등의 창백한 빛.

7년 동안 수천 번 걸은 이 복도가, 오늘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길이가 아니라 깊이가 달라진 것 같았다. 이 연구소의 바닥 아래에, 내가 7년 전에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오래된 구조가 묻혀 있다.

복도 끝, 유리모프의 사무실 앞을 지나갔다. 불이 꺼져 있었다.

3일 전 새벽에 격리 스토리지를 방문하고 돌아온 뒤, 그는 지금 어딘가에서 잠들어 있을 것이다. 같은 합성 유전자를 공유한 쌍둥이. 같은 사람이 만들었으나 다른 열쇠를 쥐고 태어난 두 개의 부품.

만든 사람이 남긴 것을, 만들어진 사람이 지키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만들어진 사람이, 그것을 7년째 쫓고 있다.

나는 그 문장을 머릿속에서 삭제하려 했지만, 삭제 명령이 실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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