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화
브레가르 성 전투가 끝난 뒤, 뷔스프는 처음으로 안정된 평화를 맞이한 것처럼 보였다.
귀족 군대는 패배했고, 살아남은 귀족들은 대부분 도망쳤다.
도시는 다시 장사를 시작했고, 농민들은 들판으로 돌아갔다.
사람들은 이제 확신하기 시작했다.
“정말로 새로운 나라가 생겼다.”
“왕이 없는 나라.”
“바람의 나라, 뷔스프.”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조용히 넘어가지 않았다.
대륙 북쪽의 왕국 하르젠.
왕궁 회의실에는 지도 하나가 펼쳐져 있었다.
그 지도에는 대륙 전체가 그려져 있었고, 한 곳이 붉게 표시되어 있었다.
뷔스프.
하르젠 왕 루드릭이 말했다.
“왕이 없는 나라라.”
장군 하나가 말했다.
“도적 국가입니다.”
루드릭이 말했다.
“아니다.”
그는 지도를 바라봤다.
“혁명이다.”
잠시 침묵.
왕이 다시 말했다.
“혁명은 전염된다.”
남쪽의 해상 왕국 칼테라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상인들이 왕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세금이 거의 없습니다.”
“귀족도 없습니다.”
“상인들이 자유롭게 거래하고 있습니다.”
칼테라 왕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럼 상인들이 거기로 가겠군.”
상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일부가 이동했습니다.”
왕이 조용히 말했다.
“…위험하다.”
서쪽의 군사 국가 드라칸.
전쟁 회의실.
장군들이 지도를 보고 있었다.
한 장군이 말했다.
“이 나라.”
“왕도 없다.”
“귀족도 없다.”
다른 장군이 말했다.
“그러면 누가 통치하지?”
그때.
노장 하나가 말했다.
“사람.”
방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노장이 말했다.
“그래서 위험하다.”
며칠 뒤.
레티아 왕궁.
바람의 의회가 다시 모였다.
마레가 지도를 펼쳤다.
“대륙이 우리를 보고 있어.”
피크가 웃었다.
“그럴 줄 알았어.”
도란이 물었다.
“어디부터?”
마레가 말했다.
“북쪽.”
“하르젠.”
카사르가 중얼거렸다.
“군사 왕국.”
엘리아가 말했다.
“혁명은 국경을 넘는다.”
피크가 웃었다.
“그래서 걱정이겠지.”
페이지는 조용히 창밖을 보고 있었다.
도시는 평화로웠다.
사람들은 웃고 있었다.
아이들은 거리에서 뛰어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 평화가 얼마나 오래 갈지는 아무도 몰랐다.
페이지가 말했다.
“군대를 준비한다.”
카사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하고 있다.”
마레가 말했다.
“정보망도 넓히고 있어.”
피크가 웃었다.
“좋아.”
도란이 말했다.
“이번엔 우리가 왕국이네.”
피크가 말했다.
“그래도 왕은 없잖아.”
그날 밤.
엘리아가 페이지에게 말했다.
“별은 항상 떨어진다.”
페이지가 물었다.
“무슨 말이지?”
엘리아가 하늘을 바라봤다.
“세상은 반복된다.”
“왕국이 무너지고.”
“새로운 나라가 생기고.”
“다시 전쟁이 온다.”
페이지가 말했다.
“그래도 바꿀 수 있다.”
엘리아가 미소 지었다.
“그래서 널 따라온 거야.”
며칠 뒤.
북쪽 국경.
하르젠 왕국 군대가 이동하고 있었다.
수천 명의 병사.
기병.
공성 무기.
깃발이 바람에 흔들렸다.
장군이 말했다.
“목표는?”
왕이 짧게 말했다.
“뷔스프.”
그리고.
“혁명은 여기서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