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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관에 빵 대지 마 일러스트

그 여관에 빵 대지 마

빵집 주인 알렉스의 얼굴은 허옇게 질려 있었다. 그는 여관 문을 부서져라 열자마자 조나단을 찾았다. 다급한 걸음걸이는 카운터 앞의 여관 주인을 지나쳐 곧장 안쪽 테이블의 조나단에게 향했다.

“조나단 씨, 큰일 났습니다! 방금…….”

말을 잇지 못하는 그의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여관 주인 보란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다가왔다.

“알렉스 씨, 무슨 일이야. 빵은…….”

“납품, 그거 이제 못 합니다. 이제는 못 해요.”

빵집 주인 알렉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공포가 그의 목소리를 옭아매고 있었다.

“방금 어떤 자들이 찾아와서…… 원액 공급 연합의 표식을 보였습니다. 그자들이, 그 여관에 빵 대지 말라고…….”

여관 주인 보란의 낯빛도 하얗게 변했다. ‘원액 공급 연합.’ 초보자 마을 대부분의 주점과 여관에 원재료를 공급하는, 사실상의 독점 카르텔이었다. 신의를 저버리고 그들과의 거래를 끊었을 때부터 예상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빠르고 노골적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

“찍히면 끝장입니다. 연합 소속 상인조합에서 밀가루랑 장작을 외상으로 대주고 있는데, 당장 내일 아침부터 끊길 겁니다. 여기서 장사 계속하려면…….”

알렉스는 말을 줄였다. 하지만 그 뜻은 모두가 알아들었다. 길드 훈련반 주문으로 겨우 숨통이 트이나 싶었던 여관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성공의 문턱에서 발목이 잡히는 건 한순간이었다.

“협박은 단검보다 장부를 먼저 찌른다.”

조나단이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놀람이나 분노가 없었다. 마치 남의 집 불 구경하듯 담담한 어조였다.

“그놈이 뭐라고 하던가? 표식은 어떻게 생겼고.”

“검은 단검에 뱀이 휘감긴 표식이었습니다. ‘이걸로 충분할 거다’라고 했습니다. 당신네 여관에 빵을 하나라도 더 넘기면, 우리 빵집은 마을 상인 조합에서 제명될 거라고 했습니다.”

“제명…….”

여관 주인이 신음했다. 상인 조합에서 제명된다는 건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모든 유통망과 신용 거래가 끊기고, 이 마을에서 장사를 접으라는 소리였다.

조나단은 잠시 눈을 감았다. 맛으로 이길 수 없으니, 유통을 끊는다. 신메뉴의 성공이 아니라, 그 성공을 지탱하는 가장 약한 고리를 노렸다. 빵집. 단 하나뿐인 공급처. 예측 가능한 수였다.

“페니.”

페니가 조나단의 어깨 위에서 작게 몸을 떨었다.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조나단, 저 아저씨 너무 무서워해요. 우리 이제 빵 못 먹어요?”

“아니. 상황이 바뀌었을 뿐이다. 먹을 거야.”

조나단이 페니에게 짧게 대답하자, 여관 주인과 알렉스가 둘을 번갈아 봤다. 더 설명할 틈도 없이 여관 문이 다시 열렸다.

딸랑.

경쾌한 방울 소리와 함께 들어온 사내는 방금 전 알렉스가 묘사한 그놈이었다. 허리춤에 검은 뱀 표식의 단검을 보란 듯이 차고 있었다. 그는 겁먹은 빵집 주인과 당황한 여관 주인을 벌레 보듯 슥 훑어보고는, 조나단 앞에 섰다. 깡패라기엔 눈빛이 비열한 상인에 가까웠다.

“겁먹는 속도는 빠르다. 계산은 끝났다는 뜻이겠지.”

그가 조나단을 보며 비죽 웃었다.

“원액 공급 연합의 에릭이라고 한다. 우리와 거래하던 여관이 갑자기 이상한 빵 쪼가리를 쓰기 시작했다고 해서 와 봤지.”

에릭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빵집 주인은 겁먹었고, 현명한 여관 주인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괜한 짓 말고 원래 쓰던 우리 원액 써. 지금 돌아오면, 특별히 기존 가격의 반값에 한 달간 주지. 좋은 조건 아닌가?”

여관 주인이 침을 꿀꺽 삼켰다. 분명 솔깃한 제안이었다. 게다가 기존 원액 계약을 파기한 위약금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에릭은 조나단의 침묵을 긍정으로 해석했다. 그는 승리를 예감한 듯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었다.

“어차피 저 빵집은 이제 당신들에게 빵 못 대. 그럼 저 이상한 스튜도 못 팔 거고. 길드 훈련반 주문? 하루 만에 끝날 꿈이었던 셈이야.”

모든 패가 자신에게 있다고 믿는 자의 여유였다. 그때까지 조용히 듣고만 있던 조나단이 피식 웃었다.

“빵집 하나 누르면 장사가 멈출 줄 알았나.”

에릭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조나단이 내뱉은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원액 장사치다운 계산이야. 얕아.”

조나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에릭을 없는 사람처럼 무시하고, 굳어 있는 빵집 주인 알렉스에게 말했다.

“당신 빵집으로 가지.”

조나단은 그대로 여관을 나섰다. 멍하니 서 있던 알렉스와 여관 주인이 허둥지둥 그를 따랐다. 홀로 남겨진 에릭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빵집에 도착하자 고소한 빵 냄새 대신 싸늘하게 식은 화덕의 공기가 그들을 맞았다. 조나단은 작업대 위에 아무렇게나 놓인 장부철부터 집어 들었다. 알렉스가 기겁하며 말리려 했지만, 조나단의 눈빛에 손을 뻗지 못했다.

“협박은 단검보다 장부를 먼저 찌른다.”

조나단이 낡은 장부를 펼쳤다. ‘상인조합 밀가루 대납 기록’, ‘과수원 조합 장작 외상표’. 페이지마다 자잘한 빚의 내역이 빽빽했다.

“겁먹은 건 비겁한 게 아니야. 외상 장부가 끊길까 봐 떠는 거지.”

조나단은 장부의 한 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남부 상회, 호밀 2자루, 은화 3닢, 지급일 보류.’ 그는 고개를 저으며 다른 장부를 넘겼다. 길드에 납품하는 일반 빵에 대한 기록이었다. ‘붉은 멧돼지 파티, 건빵 200개, 대금 2주 후 지급.’ 전부 거래가 끝나고도 한참 뒤에야 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이러니 단검 표식 하나에 가게를 닫을 고민을 하는 거다.”

조나단은 장부를 덮고, 어제 납품하고 남은 ‘흡수빵’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반으로 찢었다.

알렉스가 움찔했다. 자신의 작품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빵이 거칠게 다뤄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건 아니야. 너무 쉽게 뭉개져. 뜨거운 국물을 부으면 죽이 될 거다.”

그는 옆에 있던 다른 빵을 집어 들었다. 이번에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 탄력은 되어야 해. 뜨거운 스튜 한 국자를 붓고 열을 셀 동안 형태가 유지되어야 합격품이다.”

조나단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빵집 구석에서 쭈뼛거리며 서 있던 토미를 불렀다.

“꼬마야, 이리 와 봐라.”

토미가 겁먹은 눈으로 다가오자, 조나단은 방금 합격 판정을 내린 빵과 불합격품 빵 두 조각을 건넸다.

“만져 봐. 그리고 아버지가 어떻게 빵을 굽는지 잘 기억해 봐라. 이 단단함과 속 구멍을 만들려면 화덕 불을 어떻게 다뤄야 하지?”

“처, 처음엔 아주 뜨겁게, 그다음엔 불을 빼고 남은 열로 오래…….”

토미는 주눅 든 목소리로 대답하면서도, 두 빵의 감촉을 비교했다. 딱딱한 합격품과 조금 더 푹신한 불합격품의 차이를 손끝으로 느끼고 있었다. 조나단은 토미에게 합격품을 찢어보게 했다.

“속을 봐. 구멍이 콩알만 하게, 골고루 퍼져 있어야 한다. 이게 국물을 머금는 주머니가 되는 거야. 저건 그냥 빵이지만, 이건 도구다. 어느 쪽이 더 국물을 잘 빨아들이겠나?”

토미는 자기가 찢은 합격품의 단면과 불합격품의 단면을 번갈아 보더니,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조나단의 설명이 재현 가능한 규칙이라는 걸 어린아이도 이해한 것이다.

“그래. 그걸 숫자로 바꿔야 한다. 장작은 몇 개, 시간은 얼마나. 그걸 기록하면 너도, 다른 누구라도 이 빵을 만들 수 있게 돼.”

조나단이 페니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페니, 양피지랑 깃펜.”

페니가 기다렸다는 듯 외쳤다.

“네! 필기구 준비 완료!”

페니는 허리 가방에서 접어 둔 양피지와 깃펜을 꺼내 조나단의 손에 올려놓았다. 조나단은 작업대 위에 양피지를 펼치고, 방금 자신이 확인하고 설명한 내용들을 빠르게 적어 내려갔다. 장인의 비법을 옮겨 적는 도제식 작업 지시서였다.

반죽은 통밀과 호밀을 칠 대 삼으로 섞고 소금은 한 줌만 쓴다. 물은 반죽이 겨우 뭉칠 정도로만. 첫 번째 굽기는 참나무 장작 다섯 개를 전부 태운, 가장 뜨거운 화덕에서 겉이 돌처럼 딱딱해질 때까지. 두 번째 굽기는 불을 뺀 화덕에 넣고, 아침 해가 뜰 때까지 남은 열로 속까지 말린다. 품질 기준은 명확했다. 겉껍질 두께는 손톱 반 마디, 절대 찌그러지지 않아야 한다. 속살은 작은 콩알만 한 구멍이 가득하고, 손으로 뜯었을 때 가루가 날릴 정도로 건조해야 한다. 마지막 성능 시험은 뜨거운 스튜 한 국자를 붓고 열을 셀 동안 형태가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알렉스는 자신의 머릿속에만 있던 감각과 경험의 영역이 활자로 변하는 것을 경이와 두려움이 섞인 눈으로 바라봤다.

“이, 이걸 왜…….”

“당신을 협박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빵을 당신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나단이 펜을 놓고 알렉스를 보았다.

“이 작업서가 있으면, 당신이 아니어도 돼. 옆 마을의 화덕에서도, 길드 군납용 마른 빵 창고에서도 비슷한 건 나올 수 있다. 당신의 오븐이 유일한 기준이 아니게 되는 거야.”

알렉스의 얼굴이 하얘졌다. 자신을 버리려는 건가? 조나단은 그의 생각을 읽은 듯 말을 이었다.

“물론, 첫 개발자로서의 권리는 인정하지. 그러니 선택해. 이 작업서의 첫 번째 공식 납품 파트너가 될 건가, 아니면 내가 다른 빵집 문을 두드리게 할 건가.”

그것은 협박이 아니었다. 판을 바꾸는 제안이었다.

다시 여관으로 돌아왔을 때, 원액 연합의 에릭은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길드 훈련반 주문을 넣었던 길드 직원, 한셀이 여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전날 배식은 제시간에 끝났지만, 오늘 아침 길드에는 다른 말이 들어갔다. 원액 연합이 빵집을 압박했고, 다음 훈련반 점심 납품이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였다.

“방금 신고 비슷한 말을 들었습니다. 다음 주 훈련반도 여기 점심을 쓰려고 했는데, 납품처가 겁먹었다고요?”

조나단은 그를 테이블에 앉히고, 알렉스에게 양피지 한 장을 내밀었다. 작업서가 아니었다.

“이건…….”

“계약서다.”

알렉스는 떨리는 눈으로 계약서를 읽었다. 최소 발주량은 하루 백 개 보장. 선금으로 칠일치 발주량의 오십 퍼센트를 계약 즉시 지급. 그의 눈이 마지막 조항에 박혔다.

납품 방해 보상 조항. 외부 요인으로 납품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일일 최소 발주량에 해당하는 금액의 두 배를 ‘위기 대응 보상금’으로 즉시 지급한다.

협박을 받으면, 돈이 끊기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돈을 더 받는다고?

“용기 팔 생각 없어. 계약서를 팔 거다.”

조나단이 말했다.

“당신이 무서운 건 단검이 아니야. 내일부터 가게 수입이 끊길까 봐 무서운 거지. 그럼 돈이 안 끊기게 만들면 돼. 오히려 벌게 만들어야지.”

조나단은 길드 직원 한셀에게 다른 양피지를 내밀었다.

“이건 뭔가요?”

“길드 공식 납품 방해 신고서다. 다음 훈련반 점심 납품이 흔들린 이유지. 원액 공급 연합이 납품처인 빵집을 협박해서 생긴 일이야. 사실 그대로 적었다.”

한셀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신고서를 읽어 내려가다 잠시 망설였다. 상인들끼리의 다툼에 길드가 끼어드는 건 껄끄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눈에 책상 위 다른 서류가 들어왔다. 전날 배식 기록과 다음 주 훈련반 예약표였다. 전날 기록에는 지연 없음, 불평 없음, 출발 시간 준수라고 적혀 있었다. 그 옆 예약표에는 같은 점심을 원한다는 초보 파티 이름이 벌써 몇 줄 붙었다.

한셀은 입술을 깨물었다. 원액 연합이 이번 납품을 끊으면 길드가 다시 늦은 배식과 불평을 떠안아야 했다. 상인끼리 다투는 문제가 아니었다. 길드 훈련 일정에 손을 댄 일이었다.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접수, 하겠습니다.”

한셀은 신고서 사본에 길드 직인을 쾅, 하고 찍어 조나단에게 건넸다. 그 소리가 여관 전체에 무겁게 울렸다.

조나단은 그 서류를 계약서 위에 올려놓았다. 선금으로 준비된 묵직한 금화 주머니와 함께. 이제 알렉스가 두려워할 이유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이 계약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알렉스는 마침내 결심한 듯, 펜을 들었다. 그는 계약서에 자신의 이름을 꾹꾹 눌러썼다.

“좋아. 그럼 다음 발주 수량과 납품 시간을 정합시다.”

여관 주인 보란이 한결 밝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공포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그래도 탁자 위 숫자들은 단검보다 오래 버틸 힘을 주고 있었다. 보란과 알렉스는 조나단이 만든 작업서를 사이에 두고 머리를 맞댔다.

“내일 새벽까지 일단 쉰 개. 검수는 내가 직접 할 거요. 작업서 기준대로, 열 개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전부 반품이오.”

“걱정 마시오, 보란 씨. 토미가 화덕 앞에서 같이 확인할 거요. 기준 미달품은 개 사료로도 안 나갈 테니.”

다음 날 새벽부터는 말이 아니라 손이 움직여야 했다. 보란은 창고에서 낡은 수레를 끌어냈고, 알렉스는 빵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탁자 앞에 앉았다. 토미도 의자 끝에 엉덩이만 걸친 채 조나단이 찢어 놓은 빵 두 개를 바라봤다.

조나단은 스튜 한 국자를 떠서 첫 번째 빵에 부었다. 껍질이 얇은 빵은 여덟을 세기도 전에 옆구리가 축 처졌다. 국물이 작업대 위로 흘렀다. 토미가 눈을 크게 떴다.

“탈락.”

“왜?”

“껍질이 얇아요. 속 구멍도 너무 큽니다. 이건 손님 손에 들리기 전에 새겠어요.”

조나단은 두 번째 빵을 밀어 주었다. 토미가 이번에는 먼저 손톱을 대고 껍질 두께를 재더니, 반으로 갈라 속을 들여다봤다. 작은 콩알만 한 구멍들이 거칠게 이어져 있었다. 스튜를 붓고 열을 셀 동안 모양이 버텼다. 토미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통과입니다.”

“그거면 돼. 주방장이 없어도 굴러가야 장사다.”

알렉스는 그 말을 듣고도 바로 웃지 못했다. 겁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원액 연합은 내일도 골목에 서 있을 수 있었다. 장작상이 외상 장부를 거둬 갈 수도 있었고, 밀가루 상인이 문전에서 돌아설 수도 있었다. 하지만 탁자 위에는 선금 주머니가 있었고, 길드 직인이 찍힌 신고서 사본이 있었다. 보란이 내민 내일 새벽 발주표도 있었다.

페니가 주판알을 신나게 튕겼다.

“좋아요! 선금 보관 수수료, 검수표 작성비, 탈락품 처리 아이디어 비용까지 줄줄이 붙습니다! 아, 저 무너진 빵은 그냥 버리면 안 돼요. 말려서 갈면 고기완자에 넣을 수 있거든요. 폐기도 돈 냄새가 나면 안 버리는 게 예의죠!”

“탈락품은 버리지 마.”

조나단이 눅눅해진 빵을 가리켰다.

“빵가루도 돈이야. 겁은 놔둬. 내일 새벽 화덕만 꺼뜨리지 마.”

페니가 조나단에게만 들리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계약 성사! 선금 관리 수수료, 표준 작업서 작성비, 공급망 방어 계약 컨설팅비, 방해 증거 보관비, 길드 신고서 접수 대행 수수료까지! 청구서가 아주 풍성해졌어요!”

페니는 주판알을 튕기며 금화 주머니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때, 여관 문 앞에 섰던 에릭의 부하로 보이는 자가 안으로 종이 한 장을 툭 던져 넣고 사라졌다. 정식 길드 우편 인장이 찍힌, 원액 공급 연합의 공식 항의서였다.

조나단이 그것을 주워들고 펼쳐 보았다.

수신인, 개척자의 여관. 발신인은 초보자 마을 원액 공급 연합이었다. 귀 여관의 ‘원액 독점 공급 조항’ 위반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계약서 제7조에 의거한 위약금 청구 절차에 착수할 것임을 통지한다는 내용이었다.

여관 주인의 얼굴이 다시 사색이 되었다. 하지만 조나단은 그저 코웃음 쳤다.

“좋아.”

그가 항의서를 가볍게 구기며 말했다.

“맛 다음은 계약서가 썩었는지 볼 차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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