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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 원액 일러스트

스튜 원액

“이건 여관 음식이 아니라 납품업자 매출표야.”

조나단의 서늘한 목소리에 여관 주인의 어깨가 움찔했다. 그 사이, 페니는 창고 구석에 겹겹이 쌓인 원액통 중 하나를 굴려왔다. 통 표면에 새겨진 문양이 촛불 아래서 희미하게 빛났다.

한쪽으로 잔뜩 기울어진 저울.

한쪽 접시에는 탐욕스럽게 쌓인 동전 더미가, 다른 쪽에는 깃털 하나가 위태롭게 올라가 있었다.

“마몬 계열사군요! ‘공정한 저울 상회’. 이름 하고는 정반대네요.”

페니가 납품서 쪼가리를 들고 해맑게 웃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돋보기로 봐야 할 만큼 빼곡하게 적힌 계약 조항의 한 부분을 가리켰다.

“최소 주문 수량, 주 1회, 총 월 4회. 계약 파기 시 위약금은 잔여 계약 기간 총 납품액의 3배. 와, 사장님. 이거 한번 들여놓으면 다른 스튜는 절대 못 파시겠어요. 아주 예술적으로 묶어놨네.”

“그, 그야 맛이 일정하니까……. 손님들도 좋아하고…….”

여관 주인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손님들이 좋아한다고?”

조나단이 코웃음을 쳤다. 그는 원액통 마개를 아무렇지 않게 열었다. 시큼하면서도 달짝지근한, 역한 인공 향이 확 풍겼다. 진짜 식재료를 오랜 시간 우려냈을 때 나는 구수하고 깊은 향은 조금도 없었다.

그는 근처에 있던 이 나간 사발을 집어 들었다. 물통에서 물을 한 국자 퍼 담고는, 통에 담긴 끈적한 갈색 액체를 나무 막대기로 조금 찍어 물에 풀었다. 액체는 마치 싸구려 잉크처럼 부자연스럽게 퍼져나가며 그럴싸한 스튜 색을 만들어 냈지만, 그뿐이었다.

조나단은 사발을 기울여 내용물을 살폈다. 표면에는 기름기 하나 뜨지 않았다. 그는 손가락으로 액체를 조금 찍어 냄새를 맡았다.

“향이 먼저 코를 찌르고, 뒤에는 아무것도 없어. 육수의 흔적조차 없어.”

그는 손가락에 묻은 액체를 비벼보았다. 미끌거리는 감촉 대신 끈적이는 물엿 같은 느낌만 남았다.

“색만 흉내 냈어. 점도도 없고, 기름의 고소한 맛도 없고. 이건 그냥 갈색 물이야.”

조나단은 국자로 희석된 스튜를 휘저었다. 이가 나간 그릇 안에서 묽은 액체가 소용돌이쳤다. 물을 많이 탄 것도 아니었다. 일부러 적게 넣었는데도 색은 엷고 냄새만 먼저 올라왔다. 제대로 끓인 국물이라면 식어도 그릇 가장자리에 기름 자국과 고기 냄새가 남는다. 이건 열기도 오르기 전에 소금 냄새와 단내가 먼저 튀어나왔다.

“소금, 설탕, 향료. 즉각적인 효과만 노린 싸구려 방식이야.”

조나단은 툭 던지듯 말했다. 깊이 없이 혀를 자극하기만 할 뿐, 혀만 속이고 배만 채우는 맛이었다. 팔 수는 있어도 다시 찾게 만들 수는 없었다.

“어디 보자아~”

그의 혹평에도 페니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는 원액 통의 라벨을 붙잡고 쾌활하게 중얼거리며 상표를 꼼꼼히 살폈다.

“품명, ‘초보자 마을의 희망 스튜 원액’. 식품 유형, ‘마법 농축액’. 원재료명 및 함량… 흐음, ‘저가 마법 보존 처리’라고 되어 있네요! ‘물과 20배 비율로 희석하여 사용하십시오.’라고 아주 친절하게 적혀 있고요. 어머, 사장님! 여기 작은 글씨 좀 보세요! ‘본 제품은 초보자 마을 전용 상품으로, 희석 비율 및 첨가물에 따라 맛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제조사는 이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래요! 와, 완벽한 면피 조항인데요?”

페니의 감탄에 가까운 낭독에 여관 주인의 얼굴이 벌게졌다.

“아니, 그게… 편하지 않소! 모험가들이 몰려올 때마다 어느 세월에 채소 다듬고 고기 볶아서 스튜를 끓인단 말이오! 이거 한 통이면 얼마나 빠른데!”

“빠르게 망하는 지름길이지.”

조나단이 찬물을 끼얹듯 대꾸했다. 그는 그릇 가장자리에 남은 묽은 자국을 손톱으로 긁어 보았다.

“그, 그래도 이걸로 끓이면 다들 잘 먹는다고! 당신들이 뭘 알아!”

여관 주인이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스스로도 자신이 없는지 목소리가 공허하게 울렸다. 조나단은 그를 무시하고 페니에게 고갯짓했다.

“카운터에 놓은 장부, 이쪽으로.”

페니가 여관 주인을 향해 계산적으로 방긋 웃었다.

“사장님, 아까 꺼내신 장부요! 창고까지 출장 오셨으니 장부도 같이 와야죠. 늦어지면 시간당 연체료 붙습니다?”

“알았어! 알았다고!”

여관 주인은 거의 울상이 되어 카운터 위에 던져 두었던 장부와 양피지 뭉치를 끌고 왔다. 수년간의 손때와 먼지가 쌓인 가죽 표지가 창고 바닥에 턱 하고 놓였다.

장부는 조잡했지만,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페니가 납품서와 장부를 번갈아 보며 깃펜으로 빠르게 숫자를 짚어 나갔다. 그녀의 입가에 어린 미소는 숫자를 사랑하는 자의 순수한 희열처럼 보였다.

“매주 화요일, ‘만능 스튜 베이스 #7’ 2통 입고. 가격은 통당 은화 2닢. 한 달 고정비가 은화 16닢.”

“스튜 한 그릇에 35코퍼. 하루 평균 100그릇 판매. 일 매출 3500코퍼, 즉 은화 3.5닢이네요.”

“그런데 이상하다. 스튜 매출에 비해 주류 매출이 너무 낮아. 다들 스튜만 먹고 바로 나가나?”

“어머나, 사장님! 이 장부 좀 보세요! 돈 새는 구멍 목록이잖아요!”

페니는 숫자들이 만들어내는 아우성에 희열을 느끼는 듯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특정 항목들을 정신없이 오가며 가리켰다.

“이 ‘희망 스튜 원액’ 납품 계약, 독점 사용 조건으로 할인받으셨죠? 그런데 최소 주문 수량이 정해져 있네요? 게다가 재주문 주기가 너무 짧아요! 기존에 쌓아 둔 원액 통이 비기도 전에 새 통이 들어오고 있잖아요!”

페니의 목소리에는 숨겨진 보물이라도 발견한 듯한 흥분이 실렸다.

“보세요! 여기! 안 팔려서 오래된 에일, 매일 굳어 버리는 빵, 남은 스튜 처리비! 원액 할인으로 아낀 돈보다 버리는 돈이 더 커요. 사장님, 이건 할인 쿠폰이 아니라 구멍 난 지갑이에요!”

“멍청한 계약.”

조나단이 서류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숫자를 못 읽으면 장부가 아니라 부적이지.”

그의 모욕적인 말에 여관 주인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페니는 아랑곳하지 않고 신이 나서 외쳤다.

“그러니까요! 이건 그냥 돈을 길바닥에 버리는 수준이 아니라, 돈을 주고 쓰레기를 사 오는 셈이에요! 아아, 이토록 아름다운 개선의 여지라니!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페니는 장부 밑에서 금화를 발견한 사람처럼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에게는 적자 항목 하나하나가 미래에 자신이 채워 넣을 수입원으로 보였다.

조나단은 장부의 ‘폐기 목록’ 항목을 손가락으로 툭 쳤다.

“딱딱해진 빵, 매일 50개 이상. 시든 채소. 상하기 직전의 에일 맥주. 이게 무슨 뜻인지 알아?”

“그, 그야 손님들이 빵을 남기니까…….”

“스튜가 맛이 없으니까 빵을 안 찍어 먹는 거야. 맹물에 소금 탄 국물에 빵을 적셔 먹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빵이 문제가 아니라, 빵을 팔아주지 못하는 스튜가 문제라고.”

조나단의 지적은 바로 숫자로 이어졌다. 스튜 원액은 그 자체로만 보면 저렴해 보였다. 물을 붓고 끓이기만 하면 되니, 바쁜 아침 시간에 인건비와 시간을 절약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계산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손님들은 허기만 누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빵은 접시 한쪽에 남았고, 에일은 오래된 통에서 그대로 줄지 않았다. 싼 원액 한 숟가락 때문에 빵도, 술도, 다음 방문도 같이 버려지고 있었다.

“원액 값은 싸지. 대신 빵도 죽이고, 술도 죽이고, 손님 기억도 죽였어. 버티는 걸 장사라고 착각하지 마.”

페니가 끼어들었다. 여관 주인이 뭔가 항의하려던 참이었다. 그녀는 주인의 손에서 장부를 낚아채듯 가져와 카운터에 펼쳤다. 먼지 쌓인 장부 위로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툭, 툭, 특정 항목들을 거침없이 짚어내기 시작했다.

“이것부터 보세요. 마지막 남은 오래된 에일 통. 장부상으로 두 주하고도 사흘 전에 들어온 물건인데, 아직도 바닥을 못 봤네요. 이건 재고가 아니라 공간만 차지하는 짐이에요. 팔리지도 않는 술을 신주단지 모시듯 끌어안고 있으면서, 정작 잘 팔릴 새 술을 들여놓을 공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어요. 이 통이 잡아먹는 자리값은 계산에 넣으셨어요?”

여관 주인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 그건 전통을 중시하는 손님들이 가끔 찾아서…”

“지난 한 달간 그 ‘전통을 중시하는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페니는 장부의 다른 곳을 펼쳐 보였다. “장사가 제일 잘 되는 주말 저녁에도 이 에일은 단 한 잔도 팔리지 않았으니까요. 여기, 한 줄도 안 찍힌 판매 기록이 증명하죠. 다음. 매일 아침 사 오는 빵의 양이 어째서 매번 똑같습니까? 손님 수가 매일 칼같이 동일합니까? 아니면 남는 빵을 전부 버리고 있어요? 버려지는 빵에 대한 폐기 비용은 어디에 기록되어 있죠? 아, 여기 있네요.”

그녀의 손가락이 다른 항목으로 옮겨갔다. “폐기물 처리 비용. 지난달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네요. 팔리지 않는 빵과 시어져 가는 에일을 치우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돈을 벌기는커녕, 쓰레기를 돈 주고 생산해서, 돈 주고 버리는 셈이에요. 완벽한 악순환인데, 알고는 있었어요?”

“남는 건… 가끔 다음 날 아침 식사로 내놓기도 하고…” 주인이 모기만 한 목소리로 변명했다.

조나단이 피식 코웃음을 쳤다.

“그걸 손님이 돈 내고 사 먹을 거라 생각해? 공짜로 주면 그건 음식이 아니라 비용이야.”

“당신이 뭘 안다고 함부로 말해! 나도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란 말이다!”

드디어 여관 주인의 억눌렸던 항변이 터져 나왔다. 그는 기름때 낀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

“나도! 예전엔 직접 육수를 냈어! 전날 밤새도록 뼈다귀를 고아서 말이야! 그런데 누가 알아주더냐고! 새벽 6시만 되면 모험가 놈들이 싸구려 스튜나 빨리 내놓으라고 문을 두드리는데, 이 좁은 주방에 화덕은 하나고 일손은 나랑 저 꼬맹이뿐이야!”

그는 여관 구석에서 걸레질하다 말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어린 종업원을 가리켰다.

“어느 세월에 육수를 데우고, 채소를 썰고, 고기를 손질해? 손님들은 3분을 못 기다려! 그 안에 안 나오면 그냥 나가버린다고! 그래서 하루는 큰맘 먹고 진짜 스튜를 끓여봤지. 내가 직접 우린 육수에, 야채도 듬뿍 넣고, 돼지고기도 큼직하게 썰어 넣고! 원가 생각해서 딱 50코퍼에 팔았어. 어떻게 됐는지 알아?”

그의 얼굴에 자조적인 미소가 번졌다.

“비싸다고 아무도 안 사 먹었어. 옆 가게는 35코퍼인데 왜 여기만 비싸냐고 항의까지 하더군. 손님들은 빨리 나오는 ‘그냥 스튜’를 원했지, 정성 들인 ‘진짜 스튜’가 아니었어. 결국 정성 들여 끓인 그 스튜는 그날 다 쉬어서 버렸다고. 바로 다음 날, ‘공정한 저울 상회’ 영업사원이 귀신같이 찾아왔지. 이 원액을 보여주면서, 이제 고생할 필요 없다고. 이걸 쓰면 맛도 일정하고, 빠르고, 싸고, 손님들도 군소리 안 할 거라고.”

여관 주인은 손가락으로 카운터를 두드렸다. 그가 말한 실패는 맛없는 장사의 변명이 아니었다. 줄이 밀리면 그릇이 부족했고, 그릇이 부족하면 아이가 주방과 객석 사이를 뛰어다녔다. 빵 바구니는 카운터를 막았고, 뜨거운 솥 앞에서는 채소를 다시 썰 자리도 없었다.

“던전 소집 종이 울리면 끝이야. 모험가 놈들은 맛보다 시간을 먼저 봐. 기다리다 셋이 나가면, 뒤에 서 있던 놈들도 같이 빠져. 그날도 그랬어. 냄새는 좋았지. 그런데 열 그릇도 못 팔았어.”

조나단은 주방 입구를 봤다. 화구 하나, 솥 하나, 그릇 선반 하나. 카운터와 테이블 사이의 틈은 성인 남자 둘이 스치면 막혔다. 주인의 말은 숫자와 맞아떨어졌다.

“맛 문제가 아니야.”

조나단이 말했다.

“너희 주방은 빠른 음식을 팔 준비도, 맛있는 음식을 팔 준비도 안 돼 있어. 원액은 그 틈에 들어온 거고.”

그는 다시 원액통으로 다가가, 숟가락으로 약간의 원액을 맛보았다. 혀끝에 닿자마자 강렬한 짠맛과 감미료의 단맛이 폭력적으로 혀를 지배했다.

“윽.”

그는 짧게 인상을 찌푸리고는 바닥에 뱉어냈다.

“싸구려 향료로 고기 흉내를 냈어. 짠맛으로 미각을 마비시켜서 다른 맛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야. 마지막에는 끈적한 단맛이 혀에 남아서 포만감을 가짜로 만들고. 색은 그럴싸하지만 이건 그냥 캐러멜 색소일 뿐.”

그의 평가는 장황한 미사여구 없이 건조한 사실의 나열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진단을 내렸다.

“이건 음식이 아니야. 조리를 포기하게 만드는 물건이지.”

“조리를 포기하게 만든다고?”

“그래. 납품업자는 당신에게 스튜를 판 게 아니야. 주방에서 직접 판단하는 일을 내려놓는 대가로, 약간의 편리함과 예측 가능한 매출을 보장해 준 거지. 그리고 당신은 그 거래에 응한 거고. 그 결과, 당신은 이제 이 원액 없이는 내일 아침 장사를 할 수 없는 몸이 됐어. 주방 열쇠를 통째로 넘긴 거라고.”

여관 주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조나단의 말이 바늘처럼 정확하게 자신의 현실을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이 원액의 맛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것 말고는 다른 대안을 떠올릴 수 없었다. 내일 아침에도 어김없이 몰려올 손님들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럼… 어쩌란 말이오? 나더러 뭘 팔라고?”

그의 목소리가 절박하게 떨렸다. 조나단은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원액을 당장 끊으라는 말 안 했어. 네가 그걸 못 끊게 만든 구조부터 보자는 거지.”

그는 장부의 ‘폐기 목록’을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 딱딱해진 빵, 시든 채소 부스러기, 손질하고 남은 고기 지방과 힘줄. 전부 돈을 주고 사 와서, 다시 돈을 내고 버리는 것들이었다.

조나단은 폐기 목록을 손가락으로 다시 눌렀다.

“이 항목, 오늘 남은 것까지 전부 확인해.”

“네? 그, 그건 왜…….”

“네가 버리는 돈부터 봐야지. 원액보다 싼 국물이 거기서 나올 테니까.”

여관 주인은 반쯤 넋이 나간 얼굴로 주방 구석의 나무 상자를 열었다. 잡뼈, 소 지방, 누렇게 변한 겉잎, 딱딱하게 굳은 빵이 헝겊 위에 쏟아졌다. 페니가 즉시 폐기 장부를 펼쳐 처리비 항목에 동그라미를 쳤다.

“잡뼈, 지방, 시든 채소, 딱딱한 빵… 그리고 이걸 내다 버리는 데 드는 처리 비용까지.”

조나단은 항목들을 쓰레기통이 아니라 솥 앞으로 옮겨 적었다.

“뼈와 채소 찌꺼기는 육수 베이스. 지방은 따로 모아 풍미를 더할 때 쓴다. 딱딱한 빵은 튀기거나 잘게 부숴 수프에 넣는 크루통으로 만들면 되고.”

그의 계획에는 화려한 요리나 특별한 기술이 없었다. 아침에 손님이 몰려도, 화덕이 하나뿐이어도, 아이가 옆에서 따라 할 수 있는 순서가 필요했다. 맛있는 요리가 아니라 매일 똑같이 나가는 절차가 먼저였다.

“나머지는 직원 식사나 시식용으로 충분해.”

조나단의 정리가 끝나자마자, 페니가 기다렸다는 듯 펜을 꺼내 들고 폐기 장부에 적힌 항목에 선을 긋기 시작했다.

“자아, 그럼 ‘폐기 처리 비용’ 옆에 별표 쳐둘게요! 내일부터 이게 줄어들면, 그 차액은 아주 예쁜 청구서가 됩니다!”

페니는 콧노래를 부르며 사각사각 글씨를 수정했다. 버려지는 것들에서 돈 냄새를 맡은 페니의 뺨이 발그레하게 달아올랐다. 여관 주인은 그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볼 뿐이었다.

조나단은 방금 정리한 폐기 메모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여관 주인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비싼 재료 필요 없어. 네가 돈 내고 버리는 것부터 가져와.”

조나단은 원액통을 발끝으로 밀어냈다.

“내일 아침, 이 쓰레기로 저 통보다 빠르고 싼 국물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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