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op Banner Ad(reader-top)
딱딱한 빵을 파는 법 일러스트

딱딱한 빵을 파는 법

원액 납품 보류 합의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점심 손님이 밀려들었다. 주방 벽에는 조나단이 남긴 `아침 국물 표준 작업서`가 아직 새 종이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여관 1층의 공기가 아침과는 다른 종류의 열기로 다시 들썩였다. 아침 국물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이 점심까지 자리를 지키거나, 아침에 만족했던 이들이 점심도 해결하려 다시 여관을 찾았다.

“점심 스튜 하나!”

“여기 둘! 빨리 줘!”

대부분 길드에 등록한 초보자 모험가들이었다. 그들은 삐걱거리는 가죽 갑옷과 허리춤의 무기 때문에 자리를 갑절로 차지했고, 길드 퀘스트 출발 시간 전까지 배를 채워야 했기에 안달이 나 있었다.

“아직 멀었어?”

“주문한 지 한참 지났는데!”

한 모험가가 테이블을 칼끝으로 톡톡 두드리며 투덜거렸다. 여관 주인은 커다란 냄비 앞에 서서 국자로 스튜를 휘젓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잠시만요! 거의 다 되어 갑니다!”

문제는 ‘거의’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스튜가 자리로 나가는 속도가 하염없이 느렸다는 점이다. 주방 안쪽의 큰 냄비에서 직접 그릇에 퍼 담고, 바구니에 담긴 딱딱하게 마른 빵 한 덩이를 곁들여 내는 옛날 방식 그대로였다.

느리고, 비효율적이었다.

토미가 스튜 그릇 두 개를 든 쟁반을 위태롭게 들고 걸어갔다. 갑옷을 입은 손님들 사이를 비집고 가는 동선은 엉망이었다.

“여기요.”

스튜가 테이블에 놓이자마자 손님은 숟가락부터 찔러 넣었다. 그리고 곧장 미간을 찌푸렸다.

“이건 뭐, 물에 건더기 몇 개 띄운 수준이잖아.”

묽었다. 아침 국물처럼 맑고 개운한 것과는 질이 다른, 그저 묽기만 한 스튜였다. 함께 나온 빵은 더 가관이었다. 손님은 빵을 한 입 베어 물려다 말고 돌덩이라도 씹은 듯 인상을 썼다.

“젠장, 씹다 턱 빠지겠네!”

그는 빵 덩어리를 스튜 그릇에 던져 넣었다. 묽은 스튜에 빵을 적셔 눅눅하게 만들어 먹으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기름 먹인 가죽처럼 스튜를 밀어내는 빵은 좀처럼 국물을 빨아들이지 못하고 둥둥 뜰 뿐이었다.

그가 빵과 씨름하는 동안, 여관 문이 열리며 새로운 모험가 세 명이 들어왔다. 그들은 두리번거리며 빈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모든 테이블은 빵을 뜯거나, 묽은 스튜에 빵을 적시느라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자리 없는데? 다른 데 가자.”

“길드 종 울리기 전에 빨리 먹어야 해.”

새로 온 손님들은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발길을 돌렸다. 눈앞에서 손님 셋을, 돈 세 닢을 놓친 셈이다.

결국 빵과 씨름하던 손님은 딱딱한 부분은 남기고, 간신히 눅눅해진 부분만 뜯어 먹었다. 테이블 위에는 씹다 만 빵 조각들이 흉하게 뒹굴었다.

주방 구석에서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여관 주인이 깊은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역시 스튜를 더 오래 끓여야 하나 봐. 푹 졸여서 진하게 만들어야지, 원.”

그때였다. 조나단이 테이블에 남겨진 빵 조각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빵을 가볍게 비틀어 ‘똑’ 하고 부러뜨렸다. 마른 나뭇가지 같은 소리가 울렸다.

“빵부터 죽었어.”

조나단의 낮은 목소리에 여관 주인이 움찔했다.

“이건 식사가 아니라 턱 운동이야. 손님한테 벌금을 물려도 시원찮을 판에, 돈을 받고 팔고 있다고.”

***

“자리값도 못 받으면서 손님을 붙잡아 두는 멍청한 장사.”

조나단의 시선은 묽은 스튜 냄비나 딱딱한 빵 바구니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문 앞에서 카운터, 카운터에서 냄비, 냄비에서 테이블, 테이블에서 그릇 회수 자리까지 차례로 봤다. 손님이 멈추는 곳마다 돈도 같이 멈췄다.

문 앞에서 손님이 멈췄다. 빈자리를 찾다가 없으면 바로 나갔다.

운 좋게 자리를 잡은 손님은 토미를 불렀다. 토미는 주방과 홀을 오가느라 대답이 늦었다. 주문을 받은 뒤에도 주방 안쪽 냄비까지 갔다가, 다시 뜨거운 그릇을 들고 갑옷과 의자 사이를 비집고 돌아와야 했다.

음식이 도착해도 끝이 아니었다. 손님은 묽은 스튜와 딱딱한 빵을 상대로 10분 넘게 씨름했다. 그동안 다음 손님은 문 앞에서 멀뚱히 서 있거나, 그냥 나가 버렸다.

“문제는 스튜 맛이나 빵의 단단함이 아니야.”

조나단이 말했다. 그의 눈이 동선을 헤집고 다녔다. 주방 구석에 박힌 스튜 냄비의 위치, 출입구 반대편에 쌓아둔 빵 바구니, 손님이 앉는 넓은 테이블, 토미가 주방과 홀을 오가며 돈을 받고 거스름돈을 내주는 뒤엉킨 동선까지. 모든 것이 따로 놀며 서로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마침 토미가 빈 그릇을 치우러 가다가 새로 들어온 손님과 부딪힐 뻔했다. 손님은 짜증을 냈고, 토미는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완벽한 비효율의 증거였다.

“손님을 오래 앉히는 게 친절인 줄 알아? 저들이 저기 앉아서 빵 씹는 동안, 당신은 두 명, 세 명의 손님을 더 놓치고 있는 거야.”

“하지만… 다들 배불리 먹고 가야 만족하지 않겠나.”

여관 주인이 우물쭈물 대답했다. 조나단은 코웃음을 쳤다.

“점심은 저녁과 달라. 특히 저 사람들, 모험가들한테 점심은 전투 준비야. 느긋하게 맛을 음미할 시간이 없어. 배를 채우고, 빨리 다음 목적지로 떠나야 한다고.”

바로 그때, 조나단의 등 뒤에서 페니의 명랑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정답입니다! 길드 중앙 광장의 종이 울리기까지 앞으로 20분! 초보자들은 그전에 식사를 마치고 길드 게시판 앞으로 집결해야 하거든요! 점심시간은 속도전! 시간당 회전율이 매출을 결정합니다!”

페니는 허공에 보이지 않는 주판알이라도 튕기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여관 주인은 그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조나단과 페니를 번갈아 쳐다볼 뿐이었다.

조나단은 시끄럽다는 듯 페니를 흘긋 보고는 다시 여관 주인을 향해 말했다.

“마른 빵은 쓰레기가 아니야. 네가 팔 줄 모르는 재료지. 그리고 저 묽은 스튜는, 더 끓여서 졸이는 게 해결책이 아니야. 둘을 합치면 돼.”

조나단은 아까 주워 들었던 마른 빵 조각을 여전히 손에 쥔 채였다.

“시간을 죽이는 게 아니라, 시간을 팔아야지. 점심은.”

***

조나단은 말없이 주방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선반 구석에 쌓여 있던, 손님들이 남겨 딱딱하게 굳어버린 빵 바구니를 끌어왔다. 여관 주인은 버릴 것을 왜 가져오냐는 표정을 지었다.

“그릇.”

조나단의 짧은 말에 토미가 얼른 빈 스튜 그릇을 하나 내밀었다. 조나단은 토미에게 빵 바구니를 밀었다.

“네가 해봐. 빵을 찢어서 그릇에 담아.”

“네? 제가요?”

토미는 어리둥절했지만, 일단 시키는 대로 빵 덩어리를 손에 쥐었다. 그는 힘을 주어 빵을 뚝뚝 부러뜨렸다. 큼직한 조각들이 그릇에 떨어졌다.

조나단은 고개를 저었다.

“손으로 부수는 게 아니라 얇게 ‘찢어내는’ 거다. 너무 크면 겉만 젖고 속은 딱딱해. 먹는 사람이 또 숟가락으로 쪼개야 하잖아. 시간 낭비야.”

토미는 얼굴을 붉히며 그릇을 비우고 다시 도전했다. 이번에는 조나단의 말을 의식해 빵을 아주 잘게 부쉈다. 거의 가루에 가까운 부스러기들이 그릇 바닥에 쌓였다.

조나단이 한숨을 쉬었다.

“너무 작으면 그대로 죽이 되어 버려. 씹는 맛도 없고, 포만감도 덜하지. 이건 음식이 아니라 풀이야.”

“죄, 죄송합니다!”

“버려.”

토미는 풀이 죽어 그릇을 또 비웠다. 조나단은 직접 빵 덩어리 하나를 집어 들었다.

“봐. 이렇게. 손가락 끝으로 결을 느끼고, 얇게 떼어내는 거야.”

조나단의 손에서 빵 조각이 파삭, 파삭 소리를 내며 찢겨 나갔다. 과자처럼 바삭하게 부서지는 빵 조각들이 그릇 바닥에 수북이 쌓였다.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엄지손톱만 한 크기였다.

“빵의 기공, 이 구멍들이 스튜를 머금을 공간이야. 공간을 살려야지, 뭉개면 안 돼.”

그는 찢은 빵을 손바닥 위에 펼쳐 보였다. 가장자리는 거칠고, 가운데는 납작하게 눌리지 않았다. 토미가 다시 따라 했다. 이번에는 조각들이 그릇 바닥에 고르게 깔렸다.

“한 그릇에 한 줌. 욕심내면 죽이 되고, 적으면 물이 된다. 네 손으로 양을 외워.”

토미는 자기 손바닥을 내려다봤다. 조금 전까지 그에게 빵은 남은 음식이었다. 이제는 한 줌마다 돈이 붙은 재료였다.

조나단은 토미가 만든 그릇 세 개를 나란히 놓았다. 큰 조각, 작은 가루, 적당히 찢은 조각. 그 차이가 눈으로 보이자 여관 주인도 더 묻지 못했다.

조나단은 토미와 여관 주인에게 그릇을 보여주고는, 턱짓으로 스튜 냄비를 가리켰다.

“부어.”

이번에는 여관 주인이 직접 국자를 들었다. 그는 조나단의 시범을 떠올리며 뜨거운 스튜를 정량만 정확히 부었다. 빵이 잠길 듯 말 듯한 높이까지, 한 번에.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뜨거운 김이 솟아올랐다. 묽기만 하던 스튜가 그릇에 담기는 순간, 바닥의 빵 조각들이 스튜를 빨아들였다. 국물이 흘러다니던 그릇 바닥이 금세 걸쭉해졌다. 빵 조각들은 형태를 유지한 채 국물을 머금고 있었다.

조나단은 숟가락으로 완성된 ‘빵 스튜’를 휘저었다. 국물과 빵이 따로 놀지 않고, 마치 원래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함께 엉겨 올라왔다.

“이건…”

여관 주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숟가락을 받아 한 입 맛보았다. 딱딱했던 빵은 온데간데없고, 스튜를 가득 머금어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있는 새로운 음식이 되어 있었다. 묽었던 스튜는 빵의 전분질 덕분에 진한 포만감을 주었다.

여관 주인은 빈 빵 바구니를 돌아봤다. 아침마다 버리던 빵이었다. 방금 그 빵이 스튜 한 그릇의 무게를 바꿨다.

***

“메뉴 이름은 `점심 한 그릇`으로 하지.”

조나단이 선언했다.

“가격은 기존 스튜보다 동화 두 닢 더 받아. 빵이 포함된 가격이고, 무엇보다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걸 강조해.”

점심 장사 준비는 곧바로 바뀌었다.

먼저, 계산대를 주방 바로 앞으로 옮겼다. 손님은 들어오면서 동전을 내고, 바로 옆에서 음식을 받아 갔다. 먼저 돈을 받고 바로 내주는 방식이었다. 동선이 꼬일 일이 없었다.

주방에서는 토미와 여관 주인이 `점심 한 그릇`을 만들기 위한 ‘키트’를 미리 준비했다. 빈 그릇 수십 개에 찢어놓은 빵 조각을 정량만큼 담아 탑처럼 쌓아두었다. 주문이 들어오면 뜨거운 스튜를 붓고, 10초 안에 손님에게 건넸다.

테이블도 바꿨다. 오래 앉아 뭉그적거릴 수 있는 넓은 테이블 대신, 서서 먹거나 잠시 걸터앉을 수 있는 좁고 긴 테이블을 창가에 붙였다. 입구 옆에는 빈 그릇을 쌓아두는 회수 통을 놓았다. 오래 앉을 자리는 줄이고, 빨리 먹고 일어날 자리를 늘렸다.

첫 손님이 `점심 한 그릇`을 받아 들었다. 그는 늘 기다리던 버릇대로 멀뚱히 서 있다가, 음식이 바로 나오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벌써?”

그는 선 채로 숟가락을 들었다. 빵과 스튜가 함께 떠지는 걸쭉한 음식을 한 입 먹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배부르겠는데. 빵이 국물을 다 먹어서 그런가.”

“맛도 전보다 나아. 진하고.”

다른 손님도 맞장구를 쳤다. 그는 숟가락질을 서너 번 하더니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퀘스트 전에 딱이네. 자, 가자!”

그는 빈 그릇을 지정된 회수 통에 넣고 동료들과 함께 쏜살같이 여관을 나섰다. 그가 머문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았다.

손님들이 쉴 새 없이 밀려들었다. 하지만 여관 안은 더 이상 혼잡하지 않았다. 들어오면 동전을 냈다. 토미가 빵 깔린 그릇을 밀었다. 여관 주인이 스튜를 부었다. 손님은 옆으로 두 걸음 움직여 숟가락을 들었다.

열 번째 그릇이 나갔을 때, 토미는 더 이상 주문을 되묻지 않았다.

스무 번째 그릇이 나갔을 때, 여관 주인은 국자를 바꾸었다. 손잡이가 긴 국자는 손목을 더 늦췄다. 짧은 국자로 바꾸자 한 번 붓는 시간이 줄었다.

서른 번째 그릇이 나갔을 때, 밖에서 기다리던 손님은 없었다. 손님들은 들어와서 먹고, 회수 통에 그릇을 놓고, 길드 쪽으로 뛰어나갔다. 여관은 붐볐지만 막히지 않았다.

“매출! 서른일곱 그릇째입니다! 한 그릇마다 동화 두 닢 추가, 남은 빵은 다시 돈으로 회수! 좋아요, 이 장부는 예쁘게 살찌고 있어요!”

페니가 주판알이라도 튕기는 듯한 손짓을 하며 외쳤다. 그녀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 반짝였다.

빈 그릇 회수 통이 먼저 가득 찼다. 그다음 동전 그릇이 묵직해졌다. 빵 바구니는 바닥을 보였다.

***

점심 피크가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갔다. 여관 주인은 텅 빈 빵 바구니와 바닥을 드러낸 스튜 냄비를 번갈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 팔렸어… 딱딱한 빵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토미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손님들이 더 이상 빵을 남기지 않아요! 그리고… 그릇 치우기가 훨씬 편해졌어요!”

그는 회수 통에서 그릇을 꺼내 쌓았다. 전에는 테이블마다 흩어진 그릇을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한곳에서 씻을 양만 세면 됐다.

페니가 장부 옆에 숫자를 적었다. 빈 접시 더미 옆에는 손님들이 남긴 빵 조각이 거의 없었다. 아침마다 까맣게 말라 버려 버리던 바구니가 처음으로 비었다. 여관 주인의 아내는 빵 바구니 바닥을 손바닥으로 쓸어 보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토미를 불렀다.

페니의 깃펜이 장부 위를 신나게 달렸다. 남은 빵은 0개. 점심 스튜 판매는 전날의 세 배. 손님들이 자리에 머문 시간은 절반 아래.

동전 함은 아침보다 더 묵직했다. 여관 주인은 그 무게를 두 손으로 들어 보고서야 입을 다물었다. 전날 점심에는 반쯤 비어 있던 함이었다. 오늘은 뚜껑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다. 소리부터 달랐다.

조나단은 묵묵히 양피지 한 장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점심 한 그릇] 표준 작업서`

첫 줄에는 빵 조각 크기가 그려져 있었다. 둘째 줄에는 그릇 바닥을 덮는 양이 적혀 있었다. 셋째 줄에는 스튜를 붓는 높이와 멈추는 지점이 있었다. 그 아래에는 계산대 위치, 빈 그릇 회수 통, 서서 먹는 긴 테이블의 배치가 간단한 선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조나단은 마지막 칸을 손가락으로 쳤다. `피크 시간 전 빵 그릇 40개 선준비.`

“바쁠 때 요리하려 들지 마. 바쁘기 전에 팔 준비를 끝내.”

여관 주인은 경외감마저 드는 표정으로 작업서를 받아 들었다. 아침 국물에 이어, 두 번째 증명이었다.

“자, 그럼 정산 들어갑니다!”

페니가 조나단이 건넨 것과는 다른, 더 빽빽한 양피지를 펼쳐 보였다.

“점심 신메뉴 개발 컨설팅 비용, 성공보수 약정에 따른 폐기율 감소분 이익의 30퍼센트, 그리고 `표준 작업서 2호` 발행 및 교육비까지! 총합은… 이겁니다!”

페니가 가리킨 금액을 본 여관 주인의 입이 떡 벌어졌다. 하지만 그는 이전처럼 불평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숫자가 진짜라는 것을 눈으로, 손으로 확인했다.

그때, 여관 문에 달린 종이 딸랑 울렸다.

길드 문장이 새겨진 경갑을 입은 직원이 성큼성큼 들어왔다. 그는 여관 내부를 한번 훑어보더니 조나단에게 곧장 다가왔다.

“당신이 여기 책임자인가?”

조나단은 대답 대신 남자를 쳐다봤다. 남자는 개의치 않고 용건을 말했다.

“내일, 초보자 단체 길드 퀘스트가 있다. 출발 인원만 서른 명이야.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데, 방금 우리 길드원이 먹고 온 `점심 한 그릇`이라는 거, 괜찮았어.”

남자의 눈이 조나단을 똑바로 응시했다.

“내일 정오까지, 서른 개. 가능한가?”

조나단은 남자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텅 비어버린 빵 바구니를 향해 턱짓하며 짧게 대답했다.

“빵부터 구해와.”

Advertisement
Bottom Banner Ad(reader-bottom)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해주세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