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op Banner Ad(reader-top)
2화 일러스트

2화

왕은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숲 속으로 사라진 청년의 발소리는 이미 들리지 않았지만, 그의 검은 여전히 왕의 눈앞에 남아 있었다.

녹슨 칼.

그 칼은 왕궁의 무기고에서도 보기 힘든 검술을 보여 주었다.

레오르 4세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마티온의 말이 맞았군.”

그는 조용히 궁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왕궁의 비밀 회의실.

왕은 몇 명의 신뢰할 수 있는 신하들을 불러 모았다.

“어젯밤 숲 근처에서 싸움이 있었다.”

신하들이 서로 눈을 마주보았다.

왕은 말했다.

“그 도적들을 쓰러뜨린 청년을 찾아라.”

잠시 침묵이 흘렀다.

공작 발렌이 입을 열었다.

“폐하, 도적을 잡은 자라면 기사단에서 포상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왕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나는 그 청년을 왕궁으로 부르고 싶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신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왕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눈치챈 것이다.

공작 발렌이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왕이 말했다.

“그를 조사해라.”

며칠 뒤.

조사 결과가 올라왔다.

왕의 앞에 서 있는 것은 궁정 서기관이었다.

그는 긴 두루마리를 펼쳤다.

“폐하, 그 청년의 이름은 카엘입니다.”

“카엘…”

왕이 조용히 되뇌었다.

“출신은 고아입니다. 부모는 알 수 없습니다.”

“직업은?”

서기관이 잠시 머뭇거렸다.

“광대입니다.”

회의실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공작 발렌이 웃음을 터뜨렸다.

“광대라고요?”

몇몇 귀족들이 피식 웃었다.

“폐하께서 찾으신 검객이 광대라니.”

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기관은 계속 읽었다.

“여러 도시를 떠돌며 공연을 했습니다. 칼을 던지거나 곡예를 하는 광대입니다.”

“검술 교육 기록은?”

“없습니다.”

왕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물었다.

“도적과 싸운 기록은?”

“없습니다.”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공작 발렌이 고개를 저었다.

“폐하, 우연이었을 겁니다.”

기사단장 루드릭도 말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녹슨 칼로 세 명을 쓰러뜨린다니 말이 되지 않습니다.”

왕은 조용히 말했다.

“나는 보았다.”

모두 입을 다물었다.

왕은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 청년을 데려와라.”

며칠 뒤.

왕궁 대전.

귀족들과 기사들이 모여 있었다.

문이 열렸다.

경비병 둘이 한 청년을 데리고 들어왔다.

넝마 같은 옷.

허리에 녹슨 칼.

카엘이었다.

귀족들 사이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저게 왕궁에 들어온다고?”

“냄새가 나는군.”

카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서 있었다.

왕이 물었다.

“이름이 카엘인가.”

“맞습니다.”

카엘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왕은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어제 숲에서 도적을 쓰러뜨린 것이 너인가.”

“맞습니다.”

귀족들 사이에서 다시 웃음이 터졌다.

공작 발렌이 말했다.

“폐하, 광대의 허풍입니다.”

왕은 루드릭을 바라보았다.

“기사단장.”

“예, 폐하.”

“그의 검을 시험해 보라.”

루드릭은 천천히 앞으로 나왔다.

그는 대륙 최고의 검객 중 하나였다.

“광대.”

그가 말했다.

“검을 들어라.”

카엘은 천천히 녹슨 칼을 뽑았다.

귀족들이 다시 웃었다.

“저 칼로?”

루드릭이 말했다.

“공격해라.”

카엘은 움직이지 않았다.

루드릭이 먼저 움직였다.

검이 번쩍였다.

다음 순간.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탁.

루드릭의 검이 멈췄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졌다.

기사단장의 검이.

회의실이 얼어붙었다.

루드릭은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카엘의 녹슨 칼이 그의 목 앞에 멈춰 있었다.

카엘은 말했다.

“끝났습니까.”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

왕은 천천히 웃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그래.”

그는 신하들을 바라보았다.

“이제 알겠는가.”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왕은 다시 카엘을 바라보았다.

“카엘.”

“예, 폐하.”

왕은 말했다.

“너는 오늘부터 왕궁에 머문다.”

귀족들이 동시에 외쳤다.

“폐하!”

왕은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 청년은 단순한 광대가 아니다.”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

“그는… 왕이 될 자다.”

회의실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Advertisement
Bottom Banner Ad(reader-bottom)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해주세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