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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215화. 환불은 계산원이 처리한다와 교대 근무는 거절할 수 없다 일러스트

214-215화. 환불은 계산원이 처리한다와 교대 근무는 거절할 수 없다

214화. 환불은 계산원이 처리한다

암전은 순식간이었다. 파지직, 날카로운 파열음과 함께 편의점의 형광등이 전부 터져 나갔다.

시야가 먹물처럼 검게 물든 와중에 유일하게 빛을 내뿜는 것이 있었다. 내 왼쪽 손목이었다.

“아윽……!”

살을 지지는 듯한 작열감에 신음이 터졌다. 푸른빛을 띠던 낙인이 선혈처럼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시뻘건 빛이 손목의 힘줄을 따라 번져나가며 내 팔을 기괴한 회로도처럼 비췄다.

[시스템 오류 : 상품의 상태가 ‘변질’되었습니다.]

[강제 폐기 프로세스를 즉시 재개합니다.]

눈앞에 떠오른 시스템 메시지가 붉은빛을 받아 기분 나쁘게 일렁였다. 폐기라니. 방금까지 ‘판매가 0원’이라며 무시하더니, 이제는 아예 쓰레기 취급을 하겠다는 건가.

“그거 참 섭섭하네. 0원이면 가성비 최고라는 뜻 아닌가?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말은 그렇게 내뱉었지만, 등 줄기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농담이라도 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쪼그라들 것 같은 압박감이 편의점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타닥, 타다닥.

어둠 속에서 우산살이 펴지는 소리가 들렸다. 검은 우산을 든 인물이 한 걸음 다가왔다. 우산 안쪽에서 수십 개의 붉은 안광이 일제히 점멸했다. 그것은 눈이 아니라, 바코드 스캐너의 레이저였다.

“유통기한 742일 경과. 인식 불가능한 잔존 데이터.”

우산을 든 자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에는 감정이 없었지만, 미묘하게 섞여 드는 냄새가 있었다. 톡 쏘는 병원 소독제 냄새, 그리고 코끝을 찌르는 죽은 쥐의 악취. 문태식의 잔향과 정화 수거반의 흔적이 기괴하게 뒤섞인 냄새였다.

그가 우산을 기울이자, 수십 개의 붉은 레이저가 윤서하를 향해 쏟아졌다. 그녀를 ‘유통기한 지난 상품’으로 확정하고 삭제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윤서하 씨, 피해!”

윤서하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협회 신분증도, 권한도 잃어버린 상태였지만 그녀의 판단력은 마비되지 않았다. 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영수증 조각 두 장을 잽싸게 낚아채며 매대 뒤로 몸을 날렸다.

“강도윤 씨! 저 사람, 이름을 지우는 게 아니에요!”

숨을 들이켠 윤서하가 외쳤다.

“시스템은 진짜 이름보다 ‘최근에 찍힌 바코드’를 우선하고 있어요! 영수증에 적힌 품목명이 당신이나 저보다 상위 권한으로 설정되어 있다고요!”

그녀가 들고 있는 두 장의 영수증. 하나에는 [반품 품목 : 윤서하]라고 적혀 있었고, 다른 하나에는 [강도윤은 교환된 적이 없다]는 경고가 적혀 있었다. 시스템의 논리 체계 안에서 우리는 인간이 아니라 식별 번호가 붙은 물건에 불과했다.

“바코드가 문제라고요? 그럼 찍어 주면 되지.”

나는 이를 악물고 붉게 타오르는 내 손목을 들어 올렸다.

검은 우산의 레이저가 윤서하를 추적하며 좁혀오는 순간, 나는 그 궤적 사이로 내 팔을 쑤셔 넣었다.

띠링! 띠링! 띠리리리링!

스캐너가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 붉은 레이저 수십 개가 내 손목의 낙인에 집중되었다.

“야, 너희 장사 이렇게 할 거야? 내 몸값 0원이라며! 0원짜리를 폐기하는 데 에너지를 이렇게 쓰면 남는 게 있겠냐고!”

[경고 : 가격 산출 불가 대상입니다.]

[경고 : 인식되지 않는 데이터가 시스템 논리를 간섭합니다.]

내 낙인은 ‘변질된 상품’이자 ‘0원짜리 물건’인 동시에, ‘원래 주인을 기다리는 보관물’이었다. 상충하는 정보들이 레이저를 타고 시스템 속으로 역류했다. 검은 우산의 스캐너들이 과부하로 인해 파들파들 떨리기 시작했다.

“지금이에요! 가온아!”

윤서하의 외침에 반가온이 움직였다.

“이쪽이야! 냄새가 나! 썩은 우유 냄새랑…… 아주 오래된 종이 냄새가 섞이는 곳!”

반가온이 가리킨 곳은 편의점 가장 구석, 음료수 냉장고 뒤편이었다. 아이는 겁에 질린 표정이었지만, 눈만큼은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이는 그림자를 보는 게 아니었다.

“저기…… 가격표가 없어.”

아이가 허공을 가리키며 중얼거렸다.

“다른 건 다 그림자 끝에 숫자가 달려 있는데, 저 문만 가격표가 안 붙어 있어.”

그림자의 가격표라니. 이 미친 편의점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감각이었다.

검은 우산의 인물이 낮게 신음하며 우산을 고쳐 잡았다. 레이저의 빛이 다시 강해지려 하고 있었다. 내 손목의 피부가 타들어 가는 냄새가 났다. 고통에 눈앞이 번쩍거렸다.

그때였다. 귓가에 익숙하고도 불쾌한 목소리가 환청처럼 스쳐 지나갔다.

― 도윤아, 장사 안 해봤냐? 환불은 구매자가 요청하는 게 아니야.

문태식의 목소리였다. 특유의 빈정거리는 투가 머릿속을 헤집었다.

― 계산원이 처리하는 거지. 포스(POS)기 앞에 앉은 놈이 결정하는 거라고.

계산원.

이 루프 속 편의점에서 계산원은 누구인가? 742일 전의 윤서하? 아니면 그녀의 자리를 뺏으려던 누군가?

“도윤 씨, 위험해요! 뒤로!”

윤서하가 내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검은 우산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연기가 촉수처럼 뻗어 나와 우리를 덮치려 했다.

“가온아, 아이 데리고 문 열어! 당장!”

나는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 내 손목의 낙인을 검은 연기 속으로 밀어 넣었다. 0원짜리 상품의 ‘강제 환불’ 거부권. 시스템이 나를 인식하려 애쓰는 그 찰나의 공백을 이용해 우리는 냉장고 뒤편의 어둠 속으로 몸을 날렸다.

쾅!

냉장고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세상이 한 번 더 뒤집혔다.

시원한 냉기가 느껴져야 할 냉장창고였다. 하지만 코끝을 스치는 것은 비릿한 금속취와 오래된 서류 냄새, 그리고 누군가 방금 피우고 끈 듯한 담배 연기였다.

“……여긴?”

나는 바닥에 쓰러진 채 고개를 들었다.

그곳은 냉장고 안이 아니었다.

742일 전의 편의점. 하지만 손님들이 다니는 매대 쪽이 아니었다. 카운터 안쪽, 포스기가 놓인 좁고 폐쇄적인 ‘계산원의 영역’이었다.

투명한 아크릴판 너머로 매대의 풍경이 보였다. 그곳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앳된 모습의 윤서하가 서 있었다. 그녀는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가슴팍에 달린 명찰을 만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맞은편, 카운터 경계선에 누군가 서 있었다.

어둠에 가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윤서하는 그에게 자신의 명찰을 넘겨주려 하고 있었다. 그것은 계산원의 권한을 넘기는 행위이자, 자신의 존재를 양도하는 의식처럼 보였다.

내 시선이 그녀의 손에 들린 명찰에 머물렀다.

명찰에는 ‘윤서하’도, ‘문태식’도 적혀 있지 않았다.

거기에는 내가 아주 오래전, 헌터가 되기 전의 삶에서 쓰던 옛 표기나 다름없는 별칭이 박혀 있었다.

[ 관리자 : 도니(Dony) ]

내가 기억 속 저편으로 던져버렸던, 그리고 이 시스템이 나를 ‘원래 주인’이라 부르며 기다려온 이유가 그 작은 플라스틱 조각 위에 새겨져 있었다.

젊은 윤서하가 입술을 달싹였다. 유리를 투과하지 못한 목소리가 내 뇌리에 직접 박혔다.

“……정말 이걸로 괜찮으시겠어요, 도윤 씨?”

그녀가 보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니었다. 내 이름을 가진, 하지만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742일 전의 나’였다.

215화. 교대 근무는 거절할 수 없다

좁았다.

성인 남녀 둘에 아이 하나, 그리고 덩치 큰 가온이까지 구겨 넣기에 편의점 카운터 안쪽은 지나치게 협소했다. 발치에는 낡은 영수증 뭉치와 빈 담배 보루가 굴러다녔고, 콧속을 파고드는 건 눅눅한 먼지 냄새와 묘하게 달큰하면서도 비릿한 쇠 냄새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숨 막히는 건, 아크릴판 너머로 펼쳐지는 ‘742일 전’의 풍경이었다.

“……도니(Dony).”

입술 사이로 그 이름이 굴러떨어졌다.

촌스럽다. 요즘 세상에 누가 닉네임을 저렇게 지어. 햄스터 이름도 아니고.

농담이라도 한 마디 짓씹으며 긴장을 털어내려 했지만, 뇌의 일부분이 렉이 걸린 것처럼 덜컥거렸다.

도니.

내가 헌터가 되기 전, 먹고 살기 위해 온갖 알바를 전전하던 시절에 썼던 이름이다. 온라인 게임 닉네임이기도 했고, 가끔 운 좋게 구한 단기 행사 스태프 명찰에 적히기도 했던 이름.

그런데 이상했다.

내가 편의점 알바를 했던 적이 있었나?

주유소, 상하차, 전단지, 심지어는 인형 탈까지 써봤지만, 편의점 계산대 뒤에 서서 바코드를 찍던 기억만큼은 안개 속에 잠긴 것처럼 희뿌연 형체만 남아 있었다. 기억의 도서관에 누군가 침입해 관련 서적만 몽땅 파쇄해버린 기분이었다.

“강도윤 씨, 정신 차려요.”

옆에 밀착해 있던 윤서하가 내 팔꿈치를 툭 쳤다. 그녀의 시선은 아크릴판 너머, 742일 전의 ‘윤서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과거의 그녀는 사색이 된 채 명찰을 떼어내고 있었다.

“……저건 자발적인 게 아니에요.”

윤서하가 낮게 읊조렸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눈동자만큼은 사냥감을 쫓는 헌터의 것처럼 서늘하게 빛났다.

“제 손목 각도를 보세요. 명찰을 건네주는 게 아니라, 누군가 보이지 않는 실로 제 손가락을 잡아당겨서 강제로 떼어내게 만드는 것처럼 비정상적으로 꺾여 있어요. 시선도 명찰이 아니라, 상대방의 ‘발치’에 고정되어 있죠. 공포에 질려 눈도 못 마주치고 있는 거예요.”

그녀의 말대로였다. 과거의 윤서하는 자신의 신분증이나 다름없는 그 명찰을 넘겨주며, 마치 영혼의 일부를 뜯어내어 바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때, 등 뒤에서 가온이가 코를 킁킁거렸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잔뜩 움츠러든 녀석이 내 귓가에 입을 바짝 대고 속삭였다.

“도윤 형…… 이거 냄새가 이상해.”

“문태식 그 인간 소독제 냄새 말이야?”

“아니. 그 냄새는 이미 날아갔어. 지금 저 우산 쓴 사람한테서 나는 건…… 아주 싼 티 나는 라이터 기름 냄새야. 그리고 비 오는 날 젖은 비닐 우산에서 나는 그 특유의 찝찝한 냄새.”

가온이의 감각은 틀린 적이 없다.

문태식이 아니다?

그럼 저 검은 우산을 들고 서 있는 놈은 정화 수거반의 대가리가 아니라, 또 다른 무언가라는 뜻인가.

바닥에서 무언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내 가슴팍에 꼭 매달려 있던 아이가 어느새 바닥으로 내려가 카운터 밑바닥을 더듬고 있었다.

“애야, 위험해. 올라와.”

내 만류에도 아이는 좁은 틈새로 손을 집어넣더니, 끈적한 먼지가 잔뜩 묻은 종이 조각 하나를 끄집어냈다. 742일 동안 그곳에 처박혀 있었을, 빛바랜 바코드 조각이었다.

아이의 작은 손가락이 가리킨 바코드 위에는 손글씨로 희미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 미등록 보호자 동반 : 승인 대기 중 ]

이름이 아니었다. 아이의 이름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시스템의 분류 코드가 대신 자리 잡고 있었다. 미등록 보호자? 그게 나를 말하는 건가, 아니면 이 아이를 데려온 누군가를 말하는 건가.

― 계산원이 바뀌면 영수증 책임자도 바뀐다니까.

불쑥, 귓가를 스치는 환청.

문태식의 잔향이 내 목덜미를 핥고 지나갔다. 이번에는 비웃음이 아니라, 마치 매뉴얼을 읊어주는 기계적인 조언 같았다.

― 도윤아, 넌 ‘손님’으로 온 거야, 아니면 ‘대타’로 온 거야? 계산대 안쪽은 아무나 들어오는 데가 아니거든.

“시끄러워, 이 망할 영감탱이야. 난 그냥 퇴근하고 싶을 뿐이라고.”

나는 속으로 대꾸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

왼쪽 손목의 낙인이 다시금 요동치기 시작했다. 붉은 빛이 피부 겉면을 넘어 허공으로 뻗어 나갔다.

아크릴판 너머의 상황은 절정에 달해 있었다.

과거의 윤서하가 [ 관리자 : 도니 ]라고 적힌 명찰을 완전히 떼어냈다.

그리고 검은 우산의 그림자에 가려진 인물이 그 명찰을 받기 위해 손을 뻗었다.

“잠깐, 저 손……!”

윤서하가 숨을 들이켰다.

명찰을 받으려는 인물의 소맷자락 아래로 드러난 손등.

거기엔 나와 똑같은 핏줄의 흐름, 똑같은 손가락 마디의 흉터가 있었다.

심장이 갈비뼈를 뚫고 나올 것처럼 거세게 요동쳤다.

저건 내 손이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742일 전의 내가 저기 서 있다.

하지만 무언가 결정적으로 달랐다.

과거의 ‘나’가 명찰을 낚아채는 순간, 내 왼쪽 손목의 낙인이 비명을 지르듯 뜨거워졌다. 단순히 뜨거운 게 아니라 살이 녹아내리는 감각이었다.

“으아악!”

참지 못하고 비명을 내뱉으며 바닥을 굴렀다.

현재의 내 낙인은 왼쪽 손목에 있다.

그런데 아크릴판 너머, 명찰을 받아 든 그 남자의 소매가 걷혀 올라가며 드러난 것은―.

“오른손……?”

가온이가 경악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명찰을 받은 남자의 ‘오른손’ 손목에, 내 것과 똑같이 생긴 바코드 낙인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거울을 본다면 이런 느낌일까. 하지만 거울이라기엔 위치가 정반대였다.

철커덕!

편의점 전체가 거대한 기계 장치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포스기의 모니터가 미친 듯이 점멸하며 붉은 글자들을 쏟아냈다.

[ 시스템 로그 확인 : 742일 전의 데이터가 현재와 충돌합니다. ]

[ 직무 유기된 계산원의 복귀를 감지했습니다. ]

[ 경고 : 하나의 포스기에 두 명의 계산원이 접근했습니다. ]

과거의 ‘도니’가 명찰을 가슴에 다는 순간,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아크릴판 너머—즉, 지금 우리가 숨어 있는 카운터 안쪽을 정확히 응시했다.

어둠에 가려져 있던 그의 얼굴이 형광등의 파들거리는 빛 아래로 드러났다.

나와 닮았다. 아니, 나다.

하지만 그 눈에는 지금의 내가 가진 피로감도, 냉소도 없었다. 오직 시스템에 박제된 인형 같은 무미건조한 안광만이 서려 있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입 모양만은 확실하게 읽을 수 있었다.

‘교대 시간이야.’

그와 동시에 내 시야에 푸른색과 붉은색이 뒤섞인 시스템 메시지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 원 계산원(Original Cashier)과 대체 계산원(Substitute)이 동시에 감지되었습니다. ]

[ 권한 쟁탈전이 시작됩니다. ]

[ 점검 시간까지 남은 시간 : 00:00:59 ]

“도윤 씨! 손목이……!”

윤서하의 다급한 외침에 내 팔을 내려다보았다.

왼쪽 손목의 낙인이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꿈틀거리며 내 팔을 타고 어깨로, 심장으로 기어 올라오고 있었다.

동시에 아크릴판 너머의 ‘나’가 카운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려 했다.

그가 들고 있는 것은 검은 우산이 아니었다.

방금 전까지 윤서하가 들고 있던, 날카롭게 갈린 ‘영수증 송곳’이었다.

“야, 너…… 너 나랑 교대하고 싶으면 퇴직금부터 정산하고 와!”

나는 이를 악물며 바닥에 떨어진 포스기 현금함을 발로 차버렸다.

동전들이 사방으로 튀어 오르고, 742일 전과 현재가 뒤섞인 편의점의 공간이 유리창 깨지듯 금 가기 시작했다.

[ 알림 : 계산원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해당 지점은 ‘강제 폐점’ 처리됩니다. ]

[ 생존자 전원 ‘재고 소각’ 대상에 포함됩니다. ]

미친.

이놈의 회사는 퇴사도 마음대로 못 하게 하더니, 이제는 대타랑 목숨 걸고 싸우라고?

나는 타들어 가는 손목을 움켜쥔 채, 정면에서 걸어오는 ‘과거의 나’를 향해 주먹을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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