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op Banner Ad(reader-top)
122-123화. B-04 안의 생존자와 빌려준 이름표 일러스트

122-123화. B-04 안의 생존자와 빌려준 이름표

제목: 122-123화. B-04 안의 생존자와 빌려준 이름표

제목: 122화. B-04 안의 생존자

삐이이익—!

점장실 구석에서 금속음이 터졌다. 손톱으로 칠판 긁는 소리를 업무용으로 개량하면 저런 소리가 날 것이다. 낡은 철제 캐비닛, B-04. 방금 전까지는 서류 뭉치나 넣어 두는 구식 가구처럼 보였던 물건이 이제는 지옥의 입구처럼 입을 벌리고 있었다.

문틈에서 푸른빛이 흘러나왔다. 빛이라기보다 액체에 가까웠다. 바닥을 타고 흘러나와 내 신발 끝을 적셨고, 얼음 비린내가 코 안쪽을 긁었다.

“……형, 저 안쪽 공간 좌표가 안 잡혀요.”

이현우가 태블릿을 두드리다 말고 얼굴을 굳혔다. 화면에는 붉은 오류 문구가 계속 깜빡였다.

기계가 말해 주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저건 점장실 벽 뒤의 수납공간이 아니다. 겉으로는 한 뼘 깊이의 캐비닛인데, 안쪽은 도시 하나를 접어 넣은 것처럼 깊었다. 보관함 내부 공간. 사람을 넣으면 사람으로 꺼낼 수 있을지 장담 못 하는 종류의 공간.

“퇴근 준비 다 했더니 연장 근무라니. 그것도 캐비닛 던전 탐험이라니. 노동청은 이런 것도 접수합니까?”

입은 떠들었지만 손가락은 떨렸다. B-04. 예전에 폐기 장비함에서 버리지 못한 이름표들이 기어 나오던 사건이 떠올랐다. 그때도 냄새가 비슷했다. 오래된 쇠, 젖은 종이, 그리고 사람 이름이 썩을 때 나는 것 같은 냄새.

캐비닛 안쪽에서 다시 낮은 신음이 들렸다.

—으…… 으윽…….

사람 목소리였다. 그런데 낡은 녹음기가 같이 긁히는 듯한 소리도 섞여 있었다.

“가요.”

윤서하가 내 옆으로 섰다. 얼굴은 종이처럼 하얬다. 방금 전 윤희의 선택을 지켜보고, 자기 권한을 내 보호자 0번 권한과 부딪쳐 두 번째 잠금을 억지로 붙잡은 사람이다. 멀쩡하면 그게 더 이상하다.

“서하 씨, 지금은 입구에서 대기하는 게 낫겠습니다. 얼굴색이 거의 폐기 직전 이름표인데요.”

“혼자 보내지 않아요.”

윤서하는 내 소매를 붙잡았다. 손끝에 힘이 별로 없는데도 고집은 또렷했다.

“대신하는 건 안 된다고 했죠. 동행은 할 수 있어요. 도윤 씨가 저 안에서 또 혼자 다 짊어지려 하면, 옆에서 말릴 사람이 필요하니까.”

저 눈빛을 보면 내가 진다. 나는 한숨을 삼키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대신 제 등 뒤에서 한 걸음 이상 떨어지지 마세요. 무급 동행이면 최소한 안전거리라도 지켜야죠.”

“알았어요.”

우리가 문 앞으로 다가가자 이현우가 캐비닛 문틀에 푸른 회로가 박힌 작은 말뚝을 꽂았다. 말뚝 끝에서 가느다란 빛의 실이 튀어나와 점장실 바닥에 매듭처럼 박혔다.

“앵커예요. 문 닫히면 좌표 끊겨서 데이터 쓰레기통으로 사출될 수도 있어요. 절대 건드리지 마세요. 밖에서 경로 유지할게요.”

“표현이 아주 든든하네. 쓰레기통이라니.”

반가온이 감정 나침반을 꺼냈다. 은색 바늘이 빙글빙글 돌다가 두 갈래로 갈라졌다. 한쪽은 캐비닛 안쪽을, 다른 한쪽은 내 이름표를 가리켰다.

“아저씨, 조심해요. 안쪽에 산 사람의 공포랑 죽은 기록의 냄새가 같이 있어요. 무덤 속에 누가 아직 숨 쉬고 있는 느낌이에요.”

“무덤 속 생존자. 좋네. 오늘 장르가 아주 성실하게 망하고 있어.”

나는 윤서하와 함께 캐비닛 안으로 발을 들였다.

문턱을 넘는 순간 위아래가 사라졌다. 점장실의 형광등 소리도, 보관자의 낮은 웃음도 멀어졌다. 발밑에는 희미한 푸른 회로가 길처럼 깔려 있었고, 뒤쪽 문틈에는 현우가 박은 앵커가 별 하나처럼 반짝였다.

안쪽은 폐기 도서관 같았다. 무너진 서가, 녹슨 헌터 장비, 찢어진 전투복, 부서진 이름표 조각들이 어둠 속을 천천히 떠다녔다. 이름표 조각들은 반딧불처럼 빛났지만 예쁘지는 않았다. 사람의 퇴근 기록을 잘게 부수면 저런 색이 날 것 같았다.

발치에 무언가 걸렸다.

나는 허리를 숙여 그것을 집었다. 검은 퇴근 카드였다. 내가 가진 것과 달랐다. 뒷면에는 마그네틱 선 대신 혈관 같은 붉은 선이 얽혀 있었고, 앞면에는 이름 대신 실패 도장이 눌려 있었다.

그 옆에는 찢어진 명찰이 있었다. 성은 사라지고 마지막 글자만 남아 있었다.

원.

그 아래에는 빛바랜 종이 한 장이 놓여 있었다.

필체를 보자 목덜미가 굳었다. 원본 KDY의 손글씨였다. 너무 단정해서 오히려 불길한 글씨.

[도원이는 이름이 아니다. 출구다.]

[ B-04는 사람을 숨기는 곳이 아니라, 선택을 숨기는 곳이다.]

“출구?”

내가 중얼거린 순간, 주변의 공기가 접혔다.

잔향청취가 열렸다.

—지워줘.

희미한 목소리가 귀 안쪽을 긁었다.

—나를 기록하지 마. 기록되는 순간, 나는 내가 아니게 돼.

붕괴 직전의 던전이 눈앞에 겹쳤다. 먼지, 불꽃, 무너지는 기둥. 원본 KDY가 피 묻은 손으로 누군가의 이름표를 붙잡고 있었다.

맞은편의 남자는 얼굴이 노이즈처럼 흐렸다. 그런데 실루엣이 기분 나쁠 정도로 나와 닮았다. 나보다 어리거나, 나보다 오래 망가졌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 남자가 자기 가슴팍의 이름표를 뜯어 원본 KDY에게 건넸다.

—내 이름을 지우고 출구를 만들어. 네가 끝까지 점장으로 남으려면, 이 기록은 없어야 해.

환영은 거기서 끊겼다.

“도윤 씨!”

윤서하의 목소리에 정신이 돌아왔다. 어느새 우리는 공간 가장 깊은 곳에 서 있었다. 검은 구체 하나가 바닥 위에 떠 있었다. 심장처럼 느리게 뛰었고, 그 아래에 낡은 헌터 재킷을 입은 누군가가 쓰러져 있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재킷 안쪽에서 아주 미약한 맥박이 느껴졌다. 숨도 있었다. 너무 약해서 손을 대면 꺼질 것 같은 숨.

“거기까지입니다.”

등 뒤에서 보관자의 목소리가 흘러왔다. 돌아보니 열린 문틈 너머로 검은 우산 그림자가 길게 비쳐 있었다. 그는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보관함 내부의 공기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강도원이 살아 있는지 확인하러 왔군요. 기록되지 않은 존재의 생존을 증명하는 일이 얼마나 잔인한지, 강도윤 씨는 아직 모릅니다.”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고객센터였으면 벌써 녹취 거부했어요.”

“그를 끄집어내는 순간 당신의 이름도 온전하지 않을 겁니다. 강도윤이라는 이름은 생각보다 얇은 종이니까.”

나는 쓰러진 남자에게 손을 뻗었다.

손끝이 낡은 재킷에 닿기 직전, 투명한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대상자 ‘강도원’ 생존 확인 절차]

[대상자는 기록 누락으로 자아 고정력이 소실된 상태]

[생존 확인 방식 선택]

[1. 이름표 임시 대여]

[본인의 이름표 ‘강도윤’ 권한 일부를 대상자에게 일시 양도]

[부작용: 점장 권한 일부 상실 및 존재 침식 위험]

[2. 실명 호명]

[대상자의 이름 마지막 글자를 직접 불러 기록을 강제 복구]

[부작용: 보관자의 미수 기록 폐기 권한 즉시 활성화 가능]

눈앞이 어지러웠다. 내 이름을 나눠주거나, 그의 이름을 불러 보관자에게 칼자루를 넘기거나. 이 시스템은 선택지 만드는 재능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조직이었다.

윤서하가 내 손목을 잡았다. 손은 차가웠지만 힘은 단단했다.

“혼자 결정하지 마요. 아까 약속했잖아요.”

나는 그녀를 보고, 다시 발치의 남자를 봤다. 나를 닮았지만 내가 아닌 사람. 이름이 출구라 불린 사람. 자기 이름을 지워 달라고 했던 사람.

“……출구라고 했지, 강도원.”

나는 마른침을 삼키고 시스템 창 앞에서 손가락을 멈췄다.

제목: 123화. 이름표를 빌려준다는 것

시스템 창은 친절하게 두 가지 선택지만 내밀었다.

[강도원 생존 확인 방식]

[1. 이름표 임시 대여]

[2. 실명 호명]

친절은 보통 함정의 포장지다. 1번은 내 이름표 일부를 떼어 강도원에게 빌려주는 길이었다. 잘못하면 내가 얇아진다. 이름이 얇아진다는 표현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 방에서는 사람도 서류처럼 접히고 찢어진다.

2번은 강도원의 이름을 불러 기록을 강제로 깨우는 길이었다. 대신 보관자의 미수 기록 폐기 권한이 즉시 켜질 수 있다. 그러니까 버튼 하나는 내 목을 조르고, 다른 하나는 강도원의 목을 조르는 셈이다. 참 공정했다. 지옥 인사팀이 만들면 이런 UI가 나온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1번 쪽으로 손을 뻗었다.

내 나쁜 버릇이다. 나 하나 적당히 고생해서 수습하자. 사망 플래그가 바닥에 떨어져 있으면 주워서 내 주머니에 넣자. 편의점 영수증도 아니고 왜 그런 걸 모으는지 모르겠지만, 사람은 익숙한 방식으로 망한다.

“하지 마요.”

차가운 손이 내 손등을 눌렀다.

윤서하였다. 얼굴은 창백했고 숨도 고르지 못했다. 그런데 눈은 흔들리지 않았다. 깨진 유리 조각 같은 눈이었다. 손에 피가 묻어도 제 모양을 잃지 않는 것.

“그건 대여가 아니에요.”

“지금 맥박이 사라지기 직전인데요.”

“그러니까 더 조심해야죠.”

윤서하는 내 검지를 끝까지 잡아 내렸다.

“이름을 빌려준다는 건 잠깐 붙잡아 주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1번은 강도윤 씨가 자기 자리를 내주는 방식이에요. 강도원이 깨어나기도 전에, 당신이 저 사람 몫까지 결정하는 거라고요.”

“그럼 보고만 있으라는 겁니까?”

“아니요. 조건을 붙이자는 거예요.”

그녀가 시스템 창 아래쪽을 가리켰다. 아주 작은 글씨가 떠 있었다.

[보호자 0번 권한으로 프로토콜 수정 가능]

[대체 승인 거부권자 확인 필요]

윤서하의 손끝이 그 두 줄 사이에서 멈췄다.

“보호자 권한을 희생에 쓰지 말고 보호에 쓰세요. 강도원 씨가 스스로 자기 이름을 선택할 때까지만, 임시로 고정하는 조건. 당신이 대신 살아 주는 게 아니라, 저 사람이 선택할 시간을 사는 거예요.”

말이 목에 박혔다.

선택할 시간.

이 방은 늘 사람에게 시간을 빼앗았다. 윤희에게도, 이진하에게도, 원본 KDY에게도. 대신 남을래, 지워질래, 귀속될래. 다급하게 몰아붙이고, 대답을 빼앗고, 그걸 선택이라고 불렀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답을 고르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문제를 찢는 것.

“현우야!”

나는 캐비닛 바깥을 향해 소리쳤다.

“앵커 얼마나 버텨?”

“버티긴 하는데요!”

이현우의 목소리가 찢어진 무전처럼 들렸다.

“문틀이 비틀리고 있어요! 좌표가 계속 쓰레기통 쪽으로 밀립니다! 표현이 아니라 진짜 쓰레기통이에요, 형!”

“그 표현 업데이트할 시간 있으면 잡아!”

“잡고 있어요!”

반가온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감정 나침반이 세 갈래로 찢어져요! 도윤 아저씨, 서하 언니, 그리고 안쪽 사람. 셋 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도망치려는 것 같아요!”

그 소란 사이로 아주 희미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진하였다.

“……도원아.”

그는 캐비닛 밖에서 이름을 부르려 했지만, 목소리는 문턱을 넘지 못했다. 부서진 유리처럼 흩어져 내 발치에 떨어졌다.

“미안하다. 내가…….”

사과는 끝까지 오지 못했다.

나는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시스템 창에 손을 올렸다.

보호자 0번 권한이 켜졌다. 푸른 회로가 손목에서 팔꿈치까지 번졌다. 뜨거웠다. 이름표를 안쪽에서 달구는 느낌이었다. 내 이름이 피부 아래에서 얇게 벗겨지는 것 같았다.

“프로토콜 수정.”

나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름표 임시 대여는 조건부로만 실행한다. 강도원이 자아를 회복하고 자기 이름을 직접 선택할 때까지. 그 이후에는 권한 전부 회수. 보호자 강도윤은 대상자의 선택을 대신하지 않는다.”

시스템 창이 떨렸다.

[수정 요청 감지]

[보호자 0번 권한 확인]

[대체 승인 거부권자 확인 필요]

윤서하가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다리가 휘청였고, 나는 반사적으로 받치려 했다. 그녀는 내 팔을 밀어냈다. 대신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그녀는 자기 힘으로 손을 들었다.

“대체 승인 거부권자로 조건을 추가합니다.”

푸른빛이 그녀의 손끝에서 피어났다.

“대리 결정 금지. 강도원의 생존 확인은 강도원의 최종 선택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강도윤의 이름표는 담보가 아니라 임시 지지대로만 사용한다.”

시스템 창에 푸른 인장이 박혔다.

[대리 결정 금지 조건 삽입]

[피보호자 강도원의 선택권 보존]

[이름표 임시 대여: 조건부 승인]

순간, 보관함 내부가 뒤집혔다.

잔향청취가 다시 열렸다.

—기록하면 저들은 나를 찾는다.

원본 KDY의 목소리였다. 아니, 조금 더 젊고 지친 목소리. 그는 붕괴된 던전 한가운데서 피 묻은 이름표를 붙잡고 있었다.

—숨기는 게 아니야. 시간을 사는 거다. 도원이가 자기 이름을 고를 때까지.

환영 속 강도원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얼굴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내가 선택할 수 있을 때까지.

잔향은 거기서 끊겼다.

어둠 속에서 손가락 하나가 움직였다.

낡은 헌터 재킷 안쪽의 맥박이 조금 강해졌다. 아주 조금. 그런데 그 작은 변화가 보관함 전체를 흔들었다. 죽은 기록들 사이에서 산 사람이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는 생각보다 크다.

“으…….”

강도원이 눈꺼풀을 떨었다.

나는 무릎을 굽히고 그를 내려다봤다. 얼굴은 아직 그림자에 반쯤 묻혀 있었다. 하지만 턱선, 코끝, 찢어진 입술 어딘가가 이상하게 낯익었다. 거울을 오래 방치하면 저런 얼굴이 될까.

“정신 듭니까?”

그가 천천히 눈을 떴다.

초점 없는 눈동자가 나를 지나, 내 이름표 쪽에서 멈췄다.

“점…….”

그는 나를 점장이라고 부르려다 숨을 삼켰다.

“아니. 너는…….”

그 순간 B-04 전체가 울렸다.

쾅!

문틈 쪽에서 현우의 비명이 들렸다.

“앵커 끊깁니다! 문 닫혀요!”

검은 우산 그림자가 문틈을 타고 밀려들었다. 보관자의 목소리가 낮게 웃었다.

“조건을 붙였군요. 좋습니다. 그렇다면 조건을 가진 자를 보관하면 되겠지요.”

[보관자 권한 개입]

[미수 기록 강제 회수 절차 시작]

[B-04 반출 대상자 재설정 중]

시스템 문구가 붉게 변했다.

[반출 대상자: 보호자 0번 강도윤]

“하.”

웃음이 나왔다. 너무 어이없으면 사람은 웃는다. 그러고 나서 비명을 지른다.

“나라고? 이 시스템은 왜 늘 내 이름을 출근부처럼 찍어.”

검은 그림자가 바닥에서 솟아 내 발목을 감았다. 윤서하가 내 팔을 붙잡았다. 그녀의 손등 위로 푸른 인장이 다시 번졌지만, 몸이 버티지 못했다.

“도윤 씨!”

“잡지 마요, 같이 끌려갑니다!”

“그 말 제일 싫다고 했죠!”

시야가 뒤틀렸다. 캐비닛 문이 닫히는 소리가 아주 느리게 들렸다. 푸른 앵커가 하나씩 끊어지고, 내 이름표가 검은빛에 물들었다.

그때 강도원이 내 손목을 잡았다.

죽어 가던 사람의 손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단단했다. 그의 눈동자에 처음으로 초점이 잡혔다. 그는 나를 보았다. 정확히는 내 이름표를 보았다가, 내 눈을 보았다.

그리고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아직 강도윤이면 안 돼.”

나는 숨을 멈췄다.

강도원이 내 손목을 더 세게 붙잡았다.

“그 이름, 아직 네 것이 아니니까.”

Advertisement
Bottom Banner Ad(reader-bottom)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해주세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