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113화. 3분짜리 점장 권한과 최초 점장의 복귀
제목: 112-113화. 3분짜리 점장 권한과 최초 점장의 복귀
제목: 112화. 3분짜리 점장 권한
[경고: 승인되지 않은 인증 방식입니다.]
[경고: 데이터 오염 발생. 외부 잔향 유입 확인.]
[임시 대리 점장 권한을 강제로 활성화합니다.]
[남은 권한 유지 시간: 02:59]
손바닥에서 흘러나온 피가 출퇴근 기록기 위로 번졌다. 붉은빛이 기계 안쪽에서 질겅질겅 씹히는 것처럼 깜빡였다. 상처가 아픈 건 당연했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내 피에 섞인 잔향까지 같이 삼키고 있다는 점이었다.
“3분?”
나는 헛웃음을 흘렸다. 컵라면도 덜 익는 시간이다. 내 목숨값치고는 가볍고, 연장근무 수당치고는 너무 짰다.
보관자가 검은 우산을 고쳐 쥐었다.
“서두르는 게 좋을 거다, 대리 점장. 이 매점은 블랙기업보다 근태 관리가 엄격하거든.”
“그 말, 노동청에 제보하면 포상금 나오냐?”
“여긴 퇴근한 사람이 제보해야 접수된다.”
우산살 그림자가 벽을 타고 올라갔다. 지네처럼 마디를 접었다 펴며 명패와 출퇴근 카드를 하나씩 핥았다.
[점장실 환경 설정 변경: 마감 직전의 압박]
바닥이 늪처럼 물러졌다. 내 구두가 끈적한 검은 장판 안으로 가라앉았다. 책상 위 서류 더미가 천장까지 솟더니 폭설처럼 쏟아졌다. 종이 한 장 한 장에 붉은 결재란이 찍혀 있었다.
[미결]
[반려]
[담당자 부재]
“야, 이현우! 반가온!”
통로 쪽에서 둘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우산살 그림자가 아직도 입구를 꿰매고 있었고, 현우는 어깨로 벽을 버티며 태블릿을 두드리고 있었다. 가온은 감정 나침반을 두 손으로 붙든 채 이를 악물었다.
“도윤 형! 행정 처리 프로세스가 미친 속도로 돌고 있어요!”
“아저씨, 서하 언니 쪽이 더 위험해요!”
윤서하는 책상 옆에 서 있었다. 아니, 서 있다기보다 누군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목덜미를 잡고 세워 둔 사람 같았다. 가슴의 이름표에서 푸른빛과 검은빛이 번갈아 튀었다. 윤서하. 윤희. 두 이름이 서로를 밀어내며 한 조각 플라스틱 안에서 긁혔다.
나는 벽면의 명패를 향해 손을 뻗었다.
윤서하의 이름표만 떼면 된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었다.
손끝이 닿기 직전, 허공에 붉은 팝업이 떴다.
[결재 실패: 하위 부서 사전 협의가 누락되었습니다.]
[필수 서류: 근무자 인수인계 확인서 / 영혼 포기 각서 수정안]
[참조: 전임 점장 승인 또는 대리인 보증 날인이 필요합니다.]
“사람 하나 살리는데 왜 서류가 세 장이야.”
나는 이를 악물었다.
“대리 점장이면 내가 왕 아니냐? 왕도 결재 라인 타?”
[남은 권한 유지 시간: 01:58]
“아저씨!”
가온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감정 나침반의 바늘이 윤서하를 향해 돌다가 윤희의 이름표 쪽에서 뚝 멈췄다. 바늘 끝이 둘로 갈라져 있었다. 하나는 파랗고, 하나는 검었다.
“이거 잠식이 아니에요. 윤희 씨가 서하 언니를 밀어내는 게 아니라…… 껴안고 안 놓아주는 거예요.”
가온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무서워하고 있어요. 누군가는 남아야 한다고. 내가 아니면 서하가 남는다고. 아니, 내가 남을 테니까 서하는 제발 나가라고…… 감정이 다 엉켜 있어요.”
그 순간, 잔향청취가 내 뒤통수를 잡아챘다.
10년 전 점장실.
지금보다 조금 덜 썩은 방. 어린아이의 손을 꼭 잡은 여자가 있었다. 여자의 얼굴은 비에 젖은 사진처럼 흐렸다. 대신 목소리는 선명했다.
— 내 이름을 가져가요. 대신 그 애 이름은 장부에서 빼줘요.
윤희.
그녀는 울지 않았다. 울면 도장이 번질까 봐 참는 사람처럼 입술만 깨물었다. 손에 든 이름표를 포스기 위에 올리고, 자기 가슴에서 뭔가를 뜯어냈다.
— 내가 남을게요. 그 애는 출근한 적 없어요.
잔향이 끊겼다.
내 목구멍에서 욕인지 숨인지 모를 것이 올라왔다. 윤희는 악령이 아니었다. 문제는 세상에서 제일 독한 보호도 가끔 사람을 감옥에 가둔다는 점이었다.
“형! 우회로 찾았어요!”
이현우가 통로 쪽에서 소리쳤다.
“대리 점장 권한으로는 퇴근 승인이 안 돼요. 윤희 씨 영구 근무 데이터가 걸려 있어서 락이 잠겨요. 그런데 근무자 재배치는 가능해요!”
“재배치?”
“퇴근시키는 게 아니라 담당자를 바꾸는 거예요. 이 시스템은 머릿수만 맞으면 돼요. 누가 남는지는 관심도 없고요!”
그 말을 듣자 손 안의 낡은 사원증이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이진하]
내 필체와 닮은 이름.
보관자가 낮게 웃었다.
“자네가 그걸 찾을 줄 알았지. 이진하는 성실했어. 남의 퇴근을 돕겠다고 제 발로 점장실에 들어온 바보는 그놈이 처음이었거든.”
[남은 권한 유지 시간: 00:55]
바닥은 무릎 가까이 차올랐다. 검은 서류 늪에서 손목 같은 것들이 솟아나 내 다리를 붙잡았다. 통로 쪽 우산살은 현우와 가온의 목덜미를 겨누고 있었다. 윤서하의 몸은 절반쯤 그림자에 잠겨, 비명도 제대로 못 냈다.
“재배치하면 어떻게 되는데?”
“모르죠!”
현우가 거의 울 듯이 대답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서하 씨를 묶고 있는 미래 출근 태그는 뗄 수 있어요. 대신 누군가 그 자리에 새로 등록돼야 해요.”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았다.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나는 이진하 사원증을 움켜쥐었다. 이걸 등록하면 나는 강도윤이면서 이진하가 된다. 아니, 둘 중 하나가 조금 더 뜯겨 나갈지도 모른다. 내 인생은 왜 늘 신분증 분실 신고보다 복잡한가.
“아저씨, 안 돼요!”
가온이 울먹였다.
나는 대답 대신 사원증을 단말기에 가져다 댔다.
찌릿.
시야가 하얗게 갈라졌다.
— 내가 퇴근시키겠다.
내 목소리였다. 10년 전인지, 그보다 더 전인지 모를 시간 속에서 내가 누군가에게 말하고 있었다. 손바닥에는 지금과 같은 상처가 있었다. 누군가 내 소매를 붙잡고 있었다. 작고 차가운 손. 그리고 검은 우산 아래에서 누군가가 웃었다.
— 그러면 네 이름은 누가 퇴근시키지?
기억의 필름이 타버렸다.
사원증이 단말기에 닿은 순간, 머릿속에서 뭔가가 빠져나갔다. 어제 먹은 점심 메뉴. 이번 달 월세 마감일. 윤서하와 처음 만난 날, 그녀가 내 농담을 듣고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사소한 것들이 먼저 사라졌다. 사람은 늘 큰 비밀보다 작은 기억을 잃을 때 더 무너진다.
[신규 근무자 등록 프로세스를 시작합니다.]
[대상: 이진하(임시)]
[데이터 대조 중……]
점장실 전체가 흔들렸다. 벽의 명패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듯 기울었다. 보관자의 웃음이 조금 굳었다.
“그래. 바로 그거야. 자네가 다시 그 자리에 앉는 거지.”
[남은 권한 유지 시간: 00:10]
[00:09]
[00:08]
윤서하를 감싼 검은 그림자가 썰물처럼 빠졌다. 그녀의 가슴에 박혀 있던 이름표가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대신 내 손등에 바코드가 새겨졌다.
타는 냄새가 났다. 살이 아니라 이름이 타는 냄새였다.
[00:03]
[00:02]
[00:01]
카운트다운이 0이 됐다.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나는 숨을 몰아쉬며 시스템 창을 올려다봤다. 이제 윤서하는 안전할 것이다. 내가 이진하라는 이름으로 대신 묶였을 테니까.
그런데 다음 문구가 떴다.
[알림: 대상 ‘이진하’는 신규 등록이 불가능합니다.]
[사유: 이미 시스템에 등록된 관리자 계정입니다.]
붉은 글씨가 점장실 전체를 뒤덮었다.
[상태 확인: 최상위 권한 보유자]
[직함: 최초 점장 - 이진하]
[메시지: 장기 휴가 중인 점장님의 복귀를 환영합니다.]
정적이 내려앉았다.
보관자의 손에서 검은 우산이 떨어졌다. 둔탁한 소리가 바닥을 때렸다. 나를 짓누르던 압박은 사라지고, 대신 점장실 전체가 숨을 죽였다. 기다리는 것처럼.
나는 보관자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이 창백했다.
“……자네, 정체가 뭐야?”
내 질문에 대답해야 할 시스템은 이제 내 명령만 기다리는 듯 정중하게 깜빡였다.
[현재 점장실 내 무단 침입자 1명 감지.]
[점장님의 권한으로 즉시 ‘영구 제명’하시겠습니까?]
제목: 113화. 최초 점장의 복귀
[현재 점장실 내 무단 침입자 1명 감지.]
[점장님의 권한으로 즉시 ‘영구 제명’하시겠습니까? (Y/N)]
눈앞에 뜬 문구가 푸른빛으로 깜빡였다.
영구 제명.
단어만 보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검은 우산을 들고 사람 인생을 출퇴근 카드처럼 꽂았다 뺐다 하던 저 보관자를 시스템 쓰레기통에 처넣을 수 있다는 뜻 아닌가.
내 손가락이 Y 쪽으로 움직였다.
그 순간, 시스템이 뒤늦게 양심이라도 생긴 것처럼 주의 문구를 토해냈다.
[주의: 무단 침입자 제명 시 해당 개체가 점유 중인 보관 기록이 함께 삭제됩니다.]
[삭제 예정 항목: 실종자 명패 4,219개 / 윤희 잔류 사념 / 이진하 과거 로그 일부 / 원본 근무표 파편]
“……이런 씨발.”
손가락이 허공에서 멈췄다.
보관자를 치우면 보관자가 쥐고 있던 것까지 같이 날아간다. 도둑 잡겠다고 집을 태우는 선택지였다. 심지어 그 집 안에는 윤희와 이진하의 과거, 그리고 아직 이름도 못 찾은 실종자들이 빽빽하게 갇혀 있었다.
시스템은 내 망설임을 기다렸다는 듯 더 공손해졌다.
[점장님, 장기 휴가 복귀를 환영합니다.]
[본인 인증을 위해 최초 설정하신 점장 전용 기동 코드를 입력해 주십시오.]
“기동 코드?”
나는 헛웃음을 흘렸다.
내 머릿속은 지금 구멍 난 김밥 옆구리 같았다. 이진하가 최초 점장이라는 것도 방금 알았다. 그런 인간이 십 년 전에 뭘 비밀번호로 정했는지 내가 알 리가 없었다. 보통 이런 건 생일이나 반려동물 이름으로 한다던데, 이진하가 키운 게 사람인지 저주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어이, 보관자.”
나는 보관자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안색이 별로네. 점장님 복귀 기념으로 건강검진이라도 끊어줄까?”
보관자의 얼굴에서 여유가 빠져나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지하실 임대업자처럼 근엄하던 인간이, 이제는 자기 명의가 아닌 건물에 월세를 받다 집주인에게 걸린 표정이었다.
“이진하가…… 돌아왔다고?”
그가 우산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손등의 힘줄이 검게 돋았다.
“아니야. 그자는 사라졌다. 스스로를 부쉈어. 그 뒤로 이 점장실을 유지한 건 나다. 명패를 보관하고, 장부를 봉인하고, 이 쓰레기 같은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게 붙잡은 건 나라고.”
“아, 관리인이었구나.”
“보관자다.”
“남의 가게 열쇠 들고 점장 행세한 관리인.”
보관자가 이를 드러내며 내 쪽으로 손을 뻗었다.
쿵.
보이지 않는 벽이 그의 손목을 튕겨냈다. 점장실 벽면의 출퇴근 카드들이 일제히 잘게 떨었다. 이 공간이 누구 말을 먼저 들어야 하는지 헷갈려하는 소리였다.
그때 바닥에서 윤서하가 숨을 들이켰다.
“……도윤 씨?”
목소리는 작았지만 윤서하의 것이었다. 이름표가 떨어진 뒤 잠깐이라도 제 의식이 돌아온 모양이었다. 그녀는 팔꿈치로 바닥을 밀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등 뒤에서는 희미한 푸른 그림자가 물기처럼 번졌다.
윤희.
그 잔향은 윤서하의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악령처럼 매달린 게 아니었다. 겁에 질린 사람이 아이를 품에 안은 자세였다.
— 저 사람을 내보내면 안 돼.
목소리는 귀로 들리지 않았다. 잔향청취가 머리 안쪽에 직접 긁어 넣었다.
— 점장님이 돌아오면 더 큰 문이 열려. 아직…… 아직 아니야.
“점장님 소리, 누가 들으면 내가 연봉 협상이라도 하러 온 줄 알겠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손바닥이 식었다. 내가 이진하인지, 이진하가 나인지, 아니면 둘 다 누군가의 출근부에 잘못 찍힌 오타인지 알 수 없었다.
인이어에서 이현우가 숨 넘어가는 소리를 냈다.
“도윤 형, 로그 잡혔어요. 지금 형한테 붙은 권한, 진짜 최상위예요. 근무자 열람, 퇴근 보류 해제, 원본 근무표 복원까지 떠요.”
“좋네. 그럼 빨리 아무거나 눌러.”
“문제가 있어요. 상위 명령은 전부 ‘점장 기억’을 키 값으로 요구해요.”
“내 기억 상태가 지금 할인마트 폐점 직전 진열대야. 남은 게 거의 없어.”
“그러니까 더 문제죠!”
반가온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감정 나침반의 바늘이 미친 듯이 돌더니, 갑자기 세 방향으로 찢어지듯 멈췄다.
“잃어버린 게 아니에요.”
가온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아저씨 기억, 이 방에 흩어졌어요. 이진하 씨 기억 조각이 물건에 묻어 있어요.”
바늘 하나는 책상 위 낡은 만년필을 가리켰다. 하나는 벽에 걸린 멈춘 시계를 찍었다. 마지막 하나는 보관자가 품에 안은 검은 장부를 향해 떨었다.
“세 개예요. 만년필, 시계, 장부. 그걸 모아야 원본 근무표를 열 수 있어요.”
보관자가 장부를 품 안으로 더 깊이 끌어당겼다. 그 작은 동작 하나로 답이 나왔다. 저 안에 제일 더러운 기억이 들어 있다.
“기억을 찾겠다?”
보관자가 웃었다. 하지만 웃음 끝이 갈라졌다.
“그 조각을 모으는 동안 점장실 복구 절차가 끝난다. 문은 닫히고, 너희는 모두 근무자로 정리될 거다.”
“정리 좋아하네.”
나는 시스템 창을 노려봤다.
기동 코드는 모른다. 원본 근무표도 못 연다. 하지만 아까 대리 권한으로 윤서하의 이름표를 떼어낸 흔적은 남아 있었다. 최상위 권한이라면 최소한 그걸 덮어쓸 수는 있다.
“대상 윤서하.”
시스템이 곧바로 반응했다.
[대상 확인: 윤서하]
[현재 상태: 미래 출근 예정 / 윤희 잔류 사념 결속 / 잠식 진행률 47%]
“미래 출근 예정 해제.”
[권한 부족: 점장 기억 키 필요]
“그럼 낮춰. 퇴근 보류로.”
잠깐 침묵.
[처리 가능]
[상태 변경: 미래 출근 예정 -> 퇴근 보류]
[잠식 프로세스가 중단됩니다.]
윤서하를 감싸던 검은 선들이 툭툭 끊어졌다.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이름표가 빠진 자리에 아직 푸른 멍 같은 빛이 남아 있었다. 그래도 그녀의 눈동자가 다시 초점을 잡았다.
윤서하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강도윤 씨…… 제 상태로 실험하지 말라고 했던 것 같은데요.”
“성공했잖습니까.”
“성공하면 화내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네. 살아나시면 정식으로 혼나겠습니다.”
그 말에 윤희의 잔향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 웃은 건지 운 건지 구분이 안 됐다.
그때 벽면의 카드들이 한꺼번에 뒤집혔다.
드르르륵.
점장실 한가운데로 낡은 근무표 한 장이 떠올랐다. 보관자가 장부를 숨기려 했지만 늦었다. 맨 윗줄만 노이즈 사이에서 복원됐다.
[원본 근무표 - 관리자 현황]
[최초 점장: 이진하 (장기 휴가 중)]
[공동 서명자: 보호자 0번 (접근 권한 제한)]
[특이 사항: ‘검은 우산’ 최종 승인 대기]
보호자 0번.
그 이름 없는 이름을 보는 순간, 손등의 바코드가 타들어갔다. 내가 잃어버린 기억 구멍 속에서 누군가 웃었다. 아주 오래전, 내가 아니면서 나와 닮은 목소리였다.
“현우야.”
“보고 있어요. 근데 형…… 보호자 0번 데이터 로그가 형 사원증 번호랑 겹쳐요.”
보관자가 뒤로 물러섰다. 그는 검은 장부를 품에 안고 점장실 깊은 어둠 속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복구 절차 시작]
[기억 조각 회수 제한 시간: 10:00]
오늘은 절대로 퇴근 못 할 것 같다.
그리고 더 끔찍한 건, 내가 예전에도 똑같은 말을 한 적이 있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