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33화 합본. 도장 없는 예언서 보관소에서 미납 죄세 징수대까지
32화. 도장 없는 예언서 보관소
아르벨 렌이 남기고 간 통지서 뒷면에는 조잡한 약도가 그려져 있었다.
납골 예언청의 가장 깊숙한 지하, 일반적인 행정 절차로는 절대 닿을 수 없는 곳. 그곳의 명칭은 '도장 없는 예언서 보관소'였다. 나에게는 이 명칭이 마치 '송장 번호가 누락되어 창고 구석에 처박힌 반품 상자 적치구역'처럼 들렸다.
"그러니까, 여기 적힌 대로라면 내 사망일이 적힌 서류가 일종의 파본(破本) 취급을 받아서 소각로로 가고 있다는 소리지?"
나는 통지서를 팔랑거리며 어두운 복도를 걸었다. 옆에서 피핀이 보폭을 맞추며 눈을 빛냈다.
"로웬, 도장 없는 예언이라는 건 말이야, 신이 졸았거나 예언가가 술에 취해서 쓴 낙서 같은 거야. 오탈자가 수두룩하다고! '왕국의 멸망'을 '왕국의 멸치'라고 적어버리는 식이지. 그런 걸 읽어주면 관객들이 자지러지거든. 광대 입장에서는 보물창고나 다름없어!"
"난 내 목숨이 멸치 대가리처럼 취급되는 꼴은 못 보겠는데."
보관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코를 찌르는 것은 눅눅한 탄 종이 냄새였다.
천장까지 닿은 책장들은 기괴하게 두 종류로 나뉘어 있었다. 한쪽은 금색 직인이 쾅쾅 찍힌 채 정갈하게 정리된 '정품' 구역이었고, 다른 한쪽은 도장 하나 없이 누런 종이들이 제멋대로 삐져나온 '미인증' 구역이었다.
바닥에는 잉크가 말라붙은 젖은 도장 패드들이 굴러다녔고, 책장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는 가죽 서류철들은 자기들끼리 "철컥, 철컥" 소리를 내며 입을 벙긋거렸다.
"등록 번호 미비! 분류 불가! 폐기 대상으로 이송하라!"
"확인 도장 없음! 존재 가치 없음! 소각로 점검 완료!"
서류철들이 내뱉는 말들은 하나같이 관료주의적인 냉혹함이 서려 있었다. 접수처에서 점심시간이라며 문을 닫아거는 공무원의 목소리보다 더 기분 나쁜 소리였다.
"분위기 살벌하네. 피핀, 네가 말한 '보물'을 찾으려면 저 서류철들부터 따돌려야 할 것 같은데."
"걱정 마, 로웬. 기계적인 놈들에게는 기계적인 결함을 보여주면 되니까."
피핀이 미인증 책장에서 아무 종이나 한 장 낚아채더니 낭독하기 시작했다.
"오, 위대한... '코'에서 불을 뿜는 용이... '주방'을 불태우리라? 아하하! '코'가 아니라 '입'이어야지! 그리고 '국가'가 아니라 '주방'이라니! 야, 이 문장 구조 좀 봐!"
피핀이 억지로 꼬인 비문(非文)들을 소리 내어 읽자, 주변을 배회하던 말하는 서류철들이 일제히 멈춰 섰다. 그들은 논리적인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 채 제자리에서 덜덜 떨며 "에러, 문맥 파악 불가, 재검토 요망"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 틈을 타 나는 내 이름이 적힌 폐기 예정 묶음을 찾아 헤맸다. 수많은 종이 더미 사이에서 '로웬'이라는 글자가 적힌, 반쯤 찢어진 봉투를 발견한 것은 순전히 반품 물건을 찾아내는 택배 기사의 직감 덕분이었다.
"찾았다. 내 반송용 운송장."
그때였다. 보관소 깊은 곳에서 거대한 기계 장치가 맞물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화르륵' 하는 소름 끼치는 화염의 기운이 바닥을 타고 전해졌다.
"폐기장 화로가 가동됐어!"
이네스가 방패를 고쳐 잡으며 소리쳤다. 레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장 없는 책들과 서류 뭉치들이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가축처럼 줄지어 화로 입구로 밀려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깔깔거리며 오탈자를 읽어대던 피핀의 웃음소리가 뚝 끊겼다.
피핀은 레일 위를 지나가는 어떤 뭉치 하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낡은 인장 하나 찍히지 않은, 빛바랜 기록물들이 묶여 있었다. 그 맨 앞장에 적힌 날짜를 본 순간, 피핀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그건 내가 알기로 왕궁 학살이 일어났던 날짜와 정확히 일치했다.
장난기 가득했던 피핀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입술은 굳게 닫혔고, 그의 목소리는 더 이상 광대의 그것이 아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침묵이 오히려 폭발 직전의 압력처럼 보관소 안을 짓눌렀다.
"모르그, 저거."
내가 짧게 부르자, 모르그는 이미 자신의 장부를 펼쳐 들고 있었다. 그는 예언청의 공식 체계에 기록되지 않는 이 '도장 없는 진실'들을 무서운 속도로 자기 장부에 베껴 쓰기 시작했다. 공식적인 예언청의 기록을 배반하는, 사적인 사초(史草)의 작성. 모르그의 펜촉이 종이를 긁는 소리가 서늘하게 울렸다.
"화력이 너무 세요! 입구를 막겠습니다!"
이네스가 거대한 방패를 앞세워 화로의 입구를 막아섰다. 쏟아져 나오는 열기에 그녀의 방패에 새겨진 성기사단의 문장이 검게 그을리기 시작했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결한 상징이 타 들어갔지만, 이네스는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았다.
나는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봤다. 이대로라면 내 예언서도, 피핀이 보고 있는 저 과거의 파편들도 전부 잿더미가 될 판이었다.
바닥에 굴러다니던 젖은 도장 패드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반쯤 탄 채 버려진 '공문서용 봉투'.
나는 내 예언서와 피핀의 관련 뭉치를 낚아채 봉투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는 잉크가 흥건한 도장 패드에 내 손바닥을 찍었다. 잉크 범벅이 된 손으로 봉투 겉면에 휘갈겨 썼다.
[반송 불가 - 임시 보관]
"제대로 된 도장이 없으면, 내가 찍어주지."
나는 그 봉투를 폐기 레일 옆에 있는 '임시 보관함' 틈새로 쑤셔 넣었다.
행정의 맹점이다. 폐기 대상이라 할지라도 '반송 불가' 판정과 함께 '임시 보관' 딱지가 붙으면,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담당자가 올 때까지는 함부로 태울 수 없다. 그 담당자가 영원히 오지 않는다면, 이건 영원히 소각을 면하게 되는 셈이다.
이네스가 방패를 거두자 화염이 다시 치솟았지만, 레일 위의 다른 잡동사니들만 삼킨 채 잦아들었다.
"후우, 일단 급한 불은 껐군."
나는 잉크 묻은 손을 털며 임시 보관함의 걸쇠를 확인했다. 피핀은 여전히 멍한 눈으로 내가 집어넣은 봉투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로웬, 방금 그건..."
"그냥 행정적인 처리야. 보관 기한을 좀 늘려둔 거지."
나는 피핀의 어깨를 툭 치며 상황을 갈무리하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내가 쑤셔 넣었던 임시 보관함의 투입구가 요란한 경고음과 함께 다시 열렸다.
안에서 종이 한 장이 '퉤' 하고 뱉어지듯 튀어나왔다.
봉투가 다시 나온 건가 싶어 집어 들었는데, 그건 내가 넣은 서류가 아니었다. 빳빳하고 차가운 질감의 종이 맨 위에는 붉은색의 고압적인 문구가 박혀 있었다.
[미납 죄세(罪稅) 징수대 - 보관료 독촉 고지서]
내용을 확인한 내 미간이 일그러졌다.
귀하의 '임시 보관' 요청이 접수되었습니다. 해당 구역의 분당 보관료는 연옥 환율에 따라 소급 적용됩니다. 현재 미납된 '존재세'와 '체류 분담금'의 총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망할 놈의 예언청은 뭐만 하면 돈이야? 성자한테 보관료를 뜯겠다고?"
고지서 하단에 적힌 천문학적인 숫자를 본 순간, 방금 전의 긴박했던 공포는 사라지고 현실적인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건 지옥의 사자보다 국세청 직원을 만난 기분이었다.
33화. 미납 죄세 징수대
고지서는 내 손바닥 안에서 살아 있는 생선처럼 펄떡거렸다.
나는 떨리는 눈으로 종이에 적힌 숫자를 읽었다. 일단 쉼표가 너무 많았다. 내 시력이 갑자기 나빠진 게 아니라면, 이건 연옥 환율을 적용하더라도 일개 심부름꾼이 평생 잿더미를 뒤져서 갚을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었다.
[미납 죄세(罪稅) 항목: 예언서 불법 점유 및 연옥 보관료]
[연체 기한: 7,200분 초과]
[납부 총액: 144,000,000 하이-에테르 (연옥 연체 가산금 포함)]
[비고: 1분당 20,000 하이-에테르 추가 과금 중]
“미친 것들이.”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이건 성자가 아니라 성자 할아버지가 와도 못 낸다. 1분당 2만 에테르? 연옥 놈들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폭리 예금 금리를 설정한 거지? 이건 경제 정의의 실종이다. 아니, 애초에 나는 이걸 빌린 적도 없는데 왜 내가 보관료를 내야 한단 말인가.
“로웬, 왜 그래? 얼굴이 성자라기보다는… 곧 사람 하나 묻으러 갈 고리대금업자 같은데.”
피핀이 내 어깨 너머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나는 말없이 고지서를 그에게 보여주었다. 피핀의 눈이 동그래졌다.
“우와, 로웬. 너 사실 왕궁 하나를 통째로 산 거야? 이 금액이면 왕실 근위대 10년 치 급여보다 많은데.”
“내가 산 게 아니라, 저 보관함이 뱉은 거야. 우리가 아까 그 폐기 묶음을 꺼냈다는 이유로.”
“어? 잠깐만. 담보 목록 봐봐. 여기 내 ‘왕궁 학살 기록’ 번호도 적혀 있는데?”
피핀의 목소리가 묘하게 얇아졌다. 평소의 능글맞던 장난기는 간데없고,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내 귀에까지 들렸다. 고지서 뒷면에는 붉은 잉크로 징수대 접수 번호 ‘C-666’과 함께, 바닥으로 이어지는 검은 화살표가 홀로그램처럼 떠오르고 있었다.
우리는 그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고지서가 내 손목을 밧줄처럼 조여대며 나를 끌고 갔기 때문이다.
도착한 ‘미납 죄세 징수대’는 보관소 구석, 곰팡이와 눅눅한 습기가 가득한 지하 창구였다. 창구는 거대한 짐승의 입처럼 생겼는데, 그 안에는 뼈를 깎아 만든 창살이 늘어서 있었다.
“다음 미납자.”
창구 안쪽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담당자는 보이지 않았지만, 잉크가 뚝뚝 떨어지는 거대한 도장이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창구 옆에는 고지서를 날개 삼아 날아다니는 박쥐들이 천장에 매달려 있었고, 쇠사슬이 칭칭 감긴 두꺼운 장부는 저울추에 매달려 스스로 무게를 재고 있었다. 서랍장처럼 생긴 괴물은 옆에서 끊임없이 파쇄된 고지서를 껌처럼 씹어대며 ‘꺼억’ 소리를 냈다.
“로웬 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네스가 방패를 고쳐 쥐며 내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고지서는 이네스의 방패를 피해 내 손목을 더 강하게 잡아당겼다.
“성자 후보 로웬. 생존자 죄세 연대 보증인으로 확정.”
공중에 떠 있던 도장이 허공에 글자를 찍어냈다. 붉은 글씨가 내 눈앞에 둥둥 떠올랐다.
“잠깐, 잠깐만요!”
나는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 이건 아주 전형적인 행정 오류다.
“명의 오인입니다! 나는 이 예언서를 점유한 적이 없어요. ‘반송 불가’라고 적힌 걸 확인만 했을 뿐이라고요! 그리고 수취인 부재면 원래 보낸 사람한테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왜 내가 연대 보증인이 되는 건데요?”
“생존하는 자, 죽은 자의 기록을 접촉한 순간 그 무게를 공유한다. 이것은 연옥의 세법이다.”
창구 안쪽의 목소리는 기계적이었다.
“납부할 능력이 없는가? 그렇다면 영혼의 일부를 담보로 잡는다. 서명하라.”
갑자기 허공에서 날카로운 깃펜 하나가 날아와 내 손가락을 낚아챘다. 깃펜은 내 손을 강제로 움직여 고지서 하단의 서명란으로 끌고 갔다. 붉은 잉크가 마치 내 혈관에서 뽑아낸 피처럼 펜촉에서 흘러나왔다.
“안 돼!”
그때, 이네스의 방패가 공기를 가르며 날아왔다.
깡!
강철과 마력이 부딪치는 날카로운 소음과 함께, 내 손목을 감싸고 있던 붉은 서명 줄이 끊겨 나갔다. 이네스가 거칠게 숨을 내쉬며 내 곁에 섰다. 그런데 그녀의 상태가 이상했다. 방패에 새겨진 성기사단의 문장이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고, 이네스의 팔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로웬 님, 조심하십시오. 이 서류, 과거 우리 기사단이 맺었던 ‘보증 각인’과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세금이 아닙니다.”
모르그가 바닥에 떨어진 고지서 파편을 집어 들었다. 그녀의 눈이 안경 너머로 기괴하게 빛났다.
“로웬, 숫자를 봐. 이건 에테르 단위가 아니야.”
“뭐? 1억 4천만이 넘는데?”
“이 숫자를 날짜와 이름 순번으로 치환해 봐. 7,200분… 이건 연체 시간이 아니라, 누군가의 ‘유예된 사망 시간’이야.”
모르그의 손끝이 고지서의 특정 구절을 짚었다.
“‘죽은 태양 장부’의 일부군. 이건 세금 장부가 아니라 희생자 순번표야. 이 금액은 그들이 죽기 전까지 지불해야 했던 죄의 무게고.”
나는 고개를 돌려 피핀을 보았다. 피핀은 자신의 폐기 묶음 번호가 적힌 담보 목록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라면 “야, 내 몸값이 이렇게 비싸?”라며 농담을 던졌을 놈이, 지금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의 시선은 고지서에 적힌 특정 숫자—아마도 왕궁 학살이 일어났던 날짜와 일치할 그 숫자에 박혀 있었다.
징수대의 서랍 괴물이 다시 으르렁거리며 입을 벌렸다. 고지서 박쥐들이 떼로 몰려와 우리 주위를 포위했다. 서명하지 않으면 여기서 나갈 수 없다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나는 심호흡을 했다. 공포가 머릿속을 훑고 지나갔지만, 동시에 기묘한 평온함이 찾아왔다. 나는 전직 심부름꾼이다. 이런 억지스러운 요구를 하는 배달 사고를 한두 번 겪어본 게 아니다.
“주소.”
내가 나지막이 뱉었다.
“뭐?”
창구 안쪽의 목소리가 되물었다.
“이 고지서, 반송 주소가 비어 있잖아. 수취인이 나라고 치자. 근데 내가 대납을 거부하면, 이 서류는 어디로 돌아가야 하지? 반송 주소 누락은 행정 절차상 명백한 무효 사유야.”
“…….”
“명의 오인에, 수취인 부재, 게다가 반송처 미기입이라니. 너희 이거 직무 유기야. 이 서류 접수증 떼준 놈 누구야? 관리자 나오라고 해.”
나는 오히려 한 걸음 더 창구로 다가갔다.
“연옥 세법 제몇 조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록이 있으면 주인이 있을 거 아냐. 주인 없는 물건에 보관료를 매기는 건 사기지. 자, 여기 ‘주소 불명 반송’ 도장 찍어. 당장.”
나는 고지서를 창구 안으로 거칠게 밀어 넣었다.
징수대 내부에서 혼란스러운 소음이 발생했다. 쇠사슬이 엉키고, 저울추가 미친 듯이 흔들렸다. 서랍 괴물은 먹던 종이를 뱉어내며 캑캑거렸다. 내 억지… 아니, 논리가 연옥의 경직된 시스템에 과부하를 일으킨 모양이었다.
잠시 후, 창구 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반송 홈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서류 한 장을 토해냈다.
그것은 아까의 고지서가 아니었다.
[반송 처리 완료: 주소 불명]
[신규 문서 발행: 사망일 미정 항소장 접수증]
나는 그 문구를 읽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데 그 아래에 적힌 문장이 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비고: 해당 항소 건은 담당자 부재로 인해 수동 배송이 필요함. ‘빈 옥좌’에게 직접 배송하십시오.]
“빈 옥좌…?”
내가 그 단어를 읊조리는 순간, 징수대의 모든 조명이 꺼졌다. 어둠 속에서 피핀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로웬… 우리 방금, 배달하면 안 되는 걸 수락한 것 같은데?”
내 손에 들린 접수증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1억 4천만의 빚은 사라졌지만, 그보다 훨씬 무거운 배달물이 내 어깨 위에 얹어진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