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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땅, 다른 발 일러스트

같은 땅, 다른 발

12월 셋째 주 월요일, 훈련장에 선 운소하가

전교생 앞에서 합동 훈련 승인을 선언했다.

"합동 훈련을 공식 승인한다.

천기가 다시 올 때,

따로 막다가 뚫린 건 한 번이면 충분하다."

합동 훈련 편성.

은명이 전술. 이자벨라와 제갈린이 전략.

테무진이 규율 훈련.

각자의 역할이 작전판에 적혔다.

첫 교전 시뮬레이션.

활빈당과 체제파 혼합 편대가 훈련장에 섰다.

목표: 교관진이 설정한 거점을 3분 안에 확보.

확보 실패 시 탈락.

호루라기가 울렸다.

30초 만에 완전한 실패.

활빈당 멤버들이 자유롭게 움직이자

체제파 대열이 무너졌다.

체제파가 대열을 유지하자

활빈당의 기동이 막혔다.

서로의 움직임이 서로를 방해했다.

카이가 소리쳤다.

"왜 자꾸 줄 서라고 해!

나는 옆으로 가야 한다고!"

선도부원이 외쳤다.

"대열을 벗어나면 전체가 무너져!"

카이가 뒤를 봤다.

"근데 줄 서면 나 느려!"

엉망이었다.

은명이 이마를 짚었다.

이건 맞추려면 시간이 걸린다.

양쪽 모두 자기 방식을 포기하지 않으니까.

이자벨라가 다가왔다.

"포기할 필요 없어."

은명이 봤다.

이자벨라가 말했다.

"각자의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간섭하지 않는 배치를 찾으면 돼."

은명이 1초 생각했다.

"구역을 나누자.

활빈당은 기동 구역. 체제파는 고정 구역.

접점에서만 조율하면 된다."

이자벨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효율적이야. 해보자."

둘이 작전판 앞에 나란히 섰다.

은명이 기동 구역을 그리고, 이자벨라가 고정 구역을 그렸다.

접점에 빨간 점을 찍었다. 조율 포인트.

제갈린이 옆에서 그 풍경을 봤다.

홍은명과 이자벨라가 같은 작전판을 보고 있다.

이상한 건,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같은 날 오후. 훈련장 격투 구역.

태산과 테무진.

1대1 스파링.

테무진이 말했다.

"전태산. 네 전투 스타일은 본능이야.

예측이 안 돼."

태산이 웃었다.

"그게 장점이잖아."

테무진이 고개를 저었다.

"아군한테도 예측이 안 되면

그건 약점이야."

태산이 웃음을 멈췄다.

일리가 있다.

테무진이 말했다.

"제안이 있다. 신호를 만들자.

네가 돌파할 때 나한테 한 가지만 알려줘.

방향."

태산이 물었다.

"방향? 그냥 소리 지르면 안 돼?"

테무진이 멈췄다.

"그것도 신호긴 하지."

간단한 신호 체계.

태산이 '왼!' 외치면 테무진이 오른쪽을 커버.

'오른!'이면 왼쪽. '위!'면 후열.

단순하다. 하지만 단순해야 전투 중에 쓸 수 있다.

연습.

첫 세트.

태산이 '오른!'을 외쳤다.

테무진이 왼쪽으로 갔다.

태산이 왼쪽으로 갔다.

쿵!

부딪혔다.

"아! 왜 거기 서 있어!"

테무진이 일어나며 말했다.

"네가 오른이라고 해놓고 왼쪽으로 갔잖아!"

태산이 머리를 긁었다.

"헷갈렸어."

테무진이 한숨을 쉬었다.

"다시."

두 번째 세트. 조금 나아졌다.

세 번째. 맞아가기 시작했다.

네 번째.

태산이 '왼!'을 외쳤다.

돌파. 테무진이 오른쪽을 열었다.

적(상정)이 몰렸다.

테무진이 후열을 정리. 태산이 정면을 돌파.

맞았다.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일곱 번째. 마지막 세트.

완벽한 호흡.

태산이 돌파하고 테무진이 후열을 정리했다.

단 한 번의 충돌도 없었다.

땀 범벅이었다. 둘 다.

태산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야. 진짜 맞는데?"

테무진이 숨을 고르며 말했다.

"규율적으로 움직이면 당연한 거다."

태산이 주먹을 내밀었다.

테무진이 1초 봤다.

주먹을 맞부딪혔다.

말없이.

이 녀석이랑 등을 맞대고 싸우는 게

이렇게 든든한 줄 몰랐다.

같은 날 석양. 훈련장 옥상.

인티가 서 있었다. 석양을 온몸으로 받는다.

주황빛이 스며들었다. 태양 에너지. 충전.

잉카식 직조 끈에 묶인 머리카락이 빛에 물들었다.

솔로몬이 옆에 서 있었다.

"내려갈 거야?"

인티가 눈을 떴다.

"태양이 아직 떠 있으니까. 내려갈게."

훈련장.

인티가 나타나자 1학년들이 긴장했다.

2학년. 인티 유팡키. 태양의 전사.

호박빛 눈동자가 훈련장을 훑었다.

인티가 은명에게 말했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들었어.

전파 감지 훈련을 같이 하자."

은명이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인티 선배."

인티가 두 팔을 벌렸다.

석양의 빛이 집중됐다.

전파 탐색.

훈련장 내 모든 전자 기기의 신호가

황금빛 선으로 보였다.

태블릿. 통신기. 보안 센서.

전부 읽히고 있었다.

위노나가 감탄했다.

"인티 선배의 감지 범위라면

천기의 철귀대 통신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어요!"

인티가 말했다.

"조건이 있어.

태양이 떠 있을 때만 최대 출력이야.

밤에는 비축분으로 30%만 가능해."

30%라도 위노나의 해킹과 합치면 충분하다.

천기의 다음 움직임을 읽을 수 있다.

멀리서 솔로몬이 지켜보고 있었다.

활빈당. 구조를 바꾸려는 자들.

인티가 저들 곁에 선 건 우연이 아니다.

나도 곧 결정해야 한다.

훈련이 끝났다.

은명이 이자벨라에게 다가갔다.

"이자벨라."

"뭐."

"내일 합동 모의전 하자.

활빈당+체제파 연합 vs 교관진 시뮬레이션."

이자벨라가 물었다.

"교관진이 상대를 해줄까?"

뒤에서 운소하의 목소리.

"해주지. 전투 데이터가 필요하니까."

은명이 미소 지었다.

"이번엔 따로가 아니라 같이 줄거리를 쓰자."

이자벨라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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