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기비가 새는 곳
폐기비가 새는 곳
박성준과 안전팀을 따라 도착한 보스 방 한쪽 구석에서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했다. 벽에 붙은 1미터 남짓한 배출구에서 검은 슬러지가 울컥거리며 흘러나오고 있었다.
“후우.”
유찬은 짧은 숨을 내쉬며 어깨 위의 냥믹을 흘깃 살폈다. 녀석은 낯선 냄새에 연신 코를 찡긋거렸다. 품 안에 안긴 포포는 바짝 긴장한 채 젤리 같은 몸을 살짝 떨었다.
두 녀석의 기색에 유찬 역시 긴장했다. 그는 슬러지 안에 섞여 나올 무언가를 가려내려 배출구 주변을 꼼꼼히 뜯어보기 시작했다.
박성준이 그런 유찬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견적서는 이쪽 업체 담당자에게 직접 전달받으시면 됩니다.”
박성준이 턱짓으로 한 남자를 가리켰다. 작업복에 ‘대호환경’이라는 로고가 박힌 남자였다. 그는 유찬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서류철을 내밀었다.
“대호환경 소속 김동수입니다. 해당 배출구 폐기 처리 관련 견적서입니다.”
강유찬은 말없이 서류를 받아들었다. 어깨 위에서는 냥믹이, 품 안에서는 포포가 미동도 없이 숨을 죽였다.
김동수는 유찬이 F급 짐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런 시선도 당연했다. 전문가의 영역에 감히 끼어든 풋내기, 혹은 운 좋게 한 건 해서 우쭐해진 애송이.
박성준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김 부장, 이쪽은 길드에서 정식으로 위임한 책임자이니 절차대로 설명해 주십시오.”
김동수는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예, 물론입니다. 견적 내용은 간단합니다. 해당 배출구에 잔류하는 오염 물질을 전부 긁어내고, 밀봉하고, 지정된 외부 폐기장까지 운반해서 처리하는 비용 일체입니다.”
그는 서류의 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우선 오염원 특수 차폐 운반비가 800만 원, 방사성 폐액 안정화 처리비가 550만 원, 임시 격리 보관소 사용료가 주당 200만 원, 그리고 협회 지정 3등급 외부 폐기 대행비가 1,200만 원입니다.”
숫자가 귀에 박혔다. 단순 합산만 해도 2,750만 원에 주당 200만 원이 추가되는 구조. 배출구 하나에 이 정도였다. 보스방 전체에 이런 배출구가 수십 개는 될 터였다.
박성준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끼 보스는 잡았는데, 던전을 닫기 전까지는 계속 돈이 나가는 구조군.”
“어쩔 수 없습니다. 오염 등급이 높은 폐기물이라 절차가 워낙 까다로워서요. 저희도 남는 거 별로 없습니다.”
김동수는 으레 하는 말을 덧붙였다. 책임 소재, 안전 규정, 협회 가이드라인. 전부 맞는 말이었다. 백호 길드처럼 이름 있는 대형 길드는 이런 비용을 아끼다가 사고라도 터지면 더 큰 손해를 본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그래서 비싸도 정식 업체를 통해 처리하는 게 관례였다.
유찬은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견적서의 세부 항목을 꼼꼼히 읽어 내려갔다. 그의 눈이 가느다래졌다.
차폐 운반, 안정화 처리, 격리 보관, 외부 폐기.
큼직한 항목들 아래로 깨알 같은 글씨들이 박혀 있었다. 각 항목에 포함된 인건비, 자재비, 위험 처리 비용, 그리고 책임 보험료까지.
그때였다.
유찬의 어깨에 앉아 있던 냥믹이 앞발을 슬쩍 들었다. 그리고는 견적서의 한 부분을 꾹 눌렀다. 발톱이 세워지진 않았지만, 명백한 의지가 담긴 행동이었다.
고양이의 발바닥 젤리가 닿은 곳.
‘방사성 폐액 안정화 처리비’ 항목의 세부 내역 중 하나였다.
`[2-B: 고농도 오염 물질 접촉 인원에 대한 특수 위험 관리 비용]`
유찬은 시선을 조금 위로 옮겼다.
‘오염원 특수 차폐 운반비’ 항목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다.
`[1-C: 운반 중 발생 가능한 오염 누출 사고 대비 책임 보험 및 인력 보호 비용]`
그리고 맨 아래, ‘외부 폐기 대행비’ 항목에도.
`[4-A: 최종 폐기 과정에서의 2차 오염 방지 및 처리 인력 보호 장구, 특수 위험 처리비]`
분명 이름은 조금씩 달랐다. ‘운반’, ‘안정화’, ‘최종 폐기’라는 각기 다른 단계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계산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유찬이 보기에는 이상했다.
‘같은 위험을 다른 이름으로 포장해서 세 번이나 계산했잖아.’
그는 고개를 들어 배출구를 보았다. 시커먼 슬러지가 끈적하게 엉겨 붙어 있었다.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 순간, 품 안에서 포포가 움찔거렸다. 유찬이 내려다보자, 젤리 같은 슬라임의 몸이 순간적으로 투명하게 변했다.
그리고 그 안에 세 개의 층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맨 위에는 맑고 투명한 액체 층이, 중간에는 회색빛의 탁한 부유물이 떠다니는 층이, 그리고 맨 아래에는 아주 작고 새카만 알갱이가 가라앉은 층이 보였다.
마치 잘 흔들지 않은 흙탕물처럼.
찰나의 순간이었다. 포포의 몸은 곧 다시 뿌옇게 흐려지며 원래의 반투명한 푸딩 같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유찬은 똑똑히 보았다.
‘층 분리...?’
포포의 몸 안에서 정교한 흐름이 생겨나고 있었다. 통째로 녹여 없애는 움직임과 달랐다. 성분들이 보이지 않는 물길을 따라 갈라졌다. 맑은 기운은 위로, 무거운 오염은 아래로. 정교한 분리와 정제 과정이 몸 안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유찬은 다시 견적서로 시선을 돌렸다. 냥믹의 발바닥이 여전히 한곳을 누르고 있었다. 방금 본 포포의 내부 변화가 머릿속에서 겹쳐졌다.
배출구의 폐기물도, 그것을 처리하는 비용도, 전부 분리할 수 있었다.
“저기요.”
유찬이 입을 열자, 김동수와 박성준의 시선이 동시에 그에게 쏠렸다.
김동수의 눈에는 ‘F급 짐꾼이 뭘 안다고’ 하는 경멸이 노골적으로 서려 있었다.
유찬은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이런 쪽은 잘 몰라서, 견적서부터 꼼꼼히 봤습니다.”
그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좀 있네요.”
유찬은 냥믹이 누르고 있던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그리고 다른 두 항목을 차례로 가리켰다.
“여기, 여기, 그리고 여기. 이 세 줄이 사실상 같은 위험에 대한 비용을 두 번, 세 번씩 계산하고 있습니다.”
김동수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무슨 소리입니까? 각기 다른 공정에 대한 안전 비용입니다. 문외한이 뭘 안다고 함부로...”
“운반할 때 위험한 물질이 안정화한다고 안전해집니까? 최종 폐기장에서는 갑자기 위험성이 사라지나요?”
유찬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질문은 날카로웠다.
“결국 ‘고농도 오염 물질을 다루는 위험’이라는 건 전체 과정에 걸쳐 똑같이 적용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걸 공정 단계별로 별개의 위험인 것처럼 쪼개서 중복으로 청구하셨네요.”
순간, 임시 처리 구역에 싸늘한 침묵이 흘렀다.
박성준의 눈이 가늘게 뜨였다. 그는 유찬과 견적서를 번갈아 보았다. 길드 운영팀의 베테랑인 그가 이걸 놓쳤을 리 없었다. 이것은 관행이었다.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업계의 표준 절차였기에, 그 역시 당연하게 넘겨왔던 것이다.
김동수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이봐요, 강유찬 씨! F급 짐꾼이 단가 구조를 알기나 합니까? 이건 업계 표준 절차에 따른 겁니다! 책임 소재가 전부 다른데, 그걸 어떻게 하나로 묶어서 계산합니까? 사고 터지면 당신이 책임질 겁니까?”
거친 반박에도 유찬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폐기물의 가격표를 넘어섰다. 그는 ‘위험’이라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통째로 묶어 과도하게 청구하는, 견적의 구조 그 자체를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 구조를 깰 수 있는 열쇠가 바로 포포였다.
‘전부 처리할 필요 없어.’
유찬은 속으로 판단을 굳혔다.
‘저 폐기물 덩어리도 위험한 부분과 아닌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는 걸 증명하면 돼.’
포포의 층 분리 능력이 그 증거가 될 것이다. 위험한 핵심만 정밀하게 처리하고, 나머지는 낮은 등급의 폐기물로 처리하면 비용 구조 전체를 뒤흔들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교 샘플’이 필요했다.
같은 배출구에서 나온 폐기물을, 기존 방식과 자신의 방식으로 각각 처리해서 결과를 비교하는 것.
하지만 아직 그 허가는 받지 못했다. 지금 여기서 더 밀어붙이는 건 어리석은 짓이었다.
유찬은 더 말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이것은 비용 절감을 넘어 새로운 운영 기준을 세울 기회였다. 백호 길드조차 손실로 취급하는 오염 폐기물 시장. 그 굳게 닫힌 문에 첫 균열을 낼 순간이었다.
김동수의 악다구니가 허공에 메아리쳤다. F급 짐꾼. 단가. 책임. 단어 하나하나가 창처럼 날아와 박혔다. 하지만 유찬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감정 싸움으로 갈수록 불리해지는 건 자신이었다.
“전량 처리를 맡겠다는 말이 아닙니다.”
유찬은 김동수가 아니라 박성준을 향해 말했다.
“비교 샘플을 만들자는 겁니다.”
“비교 샘플?”
박성준이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
“예. 저 배출구 하나에서 나온 슬러지 일부만 필요합니다. 안전팀 입회하에 모든 과정을 기록하면서요.”
김동수가 비웃으며 끼어들었다.
“샘플이라고 위험하지 않은 줄 아나? 그걸 누가 책임져? 슬라임 한 마리 믿고 사고라도 터지면 어쩔 건데?”
유찬은 그 말을 무시하고 설명을 이었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박성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지금 이 견적서는 모든 걸 최고 위험 등급의 폐기물로 보고 책정한 비용입니다. 하지만 만약, 저 슬러지에서 회수 가능한 부산물이 나온다면요?”
유찬은 ‘역견적’이라는 개념을 꺼냈다.
“폐기물 전체를 퉁쳐서 계산할 게 아닙니다. 첫째, 순수 위험물 격리 비용. 둘째, 회수 가능한 부산물의 가치. 셋째, 이 둘을 정산한 실제 순처리비. 이 세 가지를 분리해서 비교해야 합니다.”
냥믹의 귀가 불쾌하다는 듯 뒤로 젖혀졌다. 고양이는 복잡한 내용은 몰라도, 견적서에서 나던 나쁜 냄새가 지금 현장의 분위기에도 똑같이 감돌고 있다는 건 아는 듯했다.
박성준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는 잠시 입을 다물고 유찬의 제안을 머릿속으로 검토했다.
“그러니까, 강유찬 씨 말은 저 폐기물에서 가치 있는 걸 뽑아낼 수 있는지, 그걸 먼저 확인하자는 겁니까?”
“그 결과에 따라 실제 처리비가 막대하게 달라질 겁니다. 지금은 가능성 하나만 보고 배출구 하나에 2,750만 원, 거기에 주당 200만 원씩 더 태우는 거잖습니까.”
김동수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그는 더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자격도 없는 사람이 뭘 분리한다는 겁니까! 장비는 있고, 전문 인력은 있습니까? 실패하면 오염만 더 퍼지는 거라고요! 그땐 백호 길드에서 전부 책임질 겁니까?”
책임. 그 단어가 박성준의 어깨를 무겁게 눌렀다. 길드 2인자로서, 그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야만 했다. 하지만 동시에, 유찬의 말처럼 불합리한 비용을 그대로 집행하는 것도 문제였다.
박성준은 길게 숨을 내쉬고 결단을 내렸다.
“김동수 소장님.”
“예.”
김동수가 뻣뻣하게 대답했다.
“일단 기존 폐기물 처리 집행은 보류합니다.”
김동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박성준은 그에게서 시선을 돌려 유찬을 보았다.
“강유찬 씨.”
“예.”
“전면적인 처리 권한을 드리는 건 아닙니다. 딱 배출구 하나에서 나온 슬러지 일부, 1리터 미만으로 한정해서 ‘비교 샘플 처리’를 허가하겠습니다.”
박성준은 조건을 명확히 했다.
“강유찬 씨가 제안한 ‘역견적’은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습니다. 모든 과정은 안전팀의 엄중한 통제하에 CCTV로 기록합니다. 조금이라도 기준 미달의 상황이 발생하거나, 추가 오염 가능성이 보이면 즉시 중단입니다. 가능하시겠습니까?”
기회였다. 단가표를 뒤집고, 비용 구조 자체를 새로 쓸 수 있는 기회.
“알겠습니다.”
유찬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김동수는 입술을 깨물었지만, 길드 부단장의 결정에 더 이상 토를 달 수는 없었다.
안전팀원들은 마지못해 움직였다. 그들 역시 F급 헌터의 슬라임 하나를 믿고 위험한 물질을 다루는 게 영 내키지 않는 얼굴이었다.
한 팀원이 특수 차폐막이 코팅된 채집 장비로 조심스럽게 검은 슬러지를 일부 떠냈다. 약속대로 1리터가 채 되지 않는 양이었다. 슬러지가 담긴 소형 컨테이너가 유찬 앞의 깨끗한 바닥에 놓였다.
“준비됐습니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모두의 시선이 한곳에 모였다. 유찬은 자신을 올려다보는 포포에게 짧게 말했다.
“포포.”
뽀글.
작은 슬라임이 컨테이너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그 작은 몸짓 하나하나에 현장의 모든 이들이 숨을 죽였다. 김동수는 팔짱을 낀 채 ‘어디 한번 해봐라’라는 듯한 경멸적인 시선으로 지켜봤다.
포포는 슬러지 바로 앞에서 멈췄다. 뛰어들지도, 빨아들이지도 않았다. 그저 표면을 젤리처럼 파르르 떨 뿐이었다.
“……거 봐, 안 되잖아.”
김동수가 나직이 비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유찬의 눈에만 보이는 변화가 일어났다. 포포의 투명한 몸 안쪽에서 지극히 얇고 날카로운 은색 고리 하나가 ‘핑’ 소리를 낼 것처럼 짧게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직후, 포포의 몸 내부가 명확한 층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변화가 또렷했다. 은색 고리는 더 선명하게 형태를 갖추었고, 몸 안의 층은 서로 섞이지 않으려는 듯 경계를 만들었다. 맨 위에는 맑은 젤리 층이, 그 아래에는 회색빛이 감도는 탁한 중간층이, 그리고 맨 밑바닥에는 새까만 알갱이 하나가 가라앉았다.
세 개의 층은 짧은 순간이나마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밀려났다.
포포는 슬러지를 먹지 않았다. 그저 가까이 다가가 반응했을 뿐이다. 그래도 현장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지기엔 충분했다. 적어도 저 검은 슬러지를 통째로 버리기 전에 확인할 이유가 생겼다.
“이건…….”
박성준이 저도 모르게 상체를 숙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의 눈은 더 이상 포포를 귀여운 펫으로만 보지 않았다. 현장 기준을 바꿀 수 있는 단서를 보는 눈빛이었다.
곁에 있던 안전팀원 중 하나가 중얼거렸다.
“분리…… 가능성이 보입니다.”
김동수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그는 아무 말 없이 품에서 꺼내 들었던 견적서 종이를 천천히, 구겨지지 않게 반으로 접어 안주머니에 넣었다. 적어도 지금 이 자리에서 기존 견적을 바로 밀어붙이긴 어려워졌다.
박성준이 몸을 바로 하고 곁에 선 부관에게 명령했다.
“기록해.”
“예.”
부관이 꺼내 든 단말기에 박성준의 말이 공식적인 기록으로 새겨졌다.
“대호환경 김동수 소장 제출 견적, 집행 보류. 사유: 강유찬 헌터의 ‘역견적’ 제안에 따른 ‘비교 샘플’ 반응 확인 결과, 폐기물 내 유가치 물질과 위험 물질의 분리 가능성 확인. 처리 방식 전면 재검토 필요.”
유찬을 보는 시선에서 더는 ‘F급 짐꾼’이라는 꼬리표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이제 던전 공략의 비용 구조를 뒤엎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사람이었다.
유찬의 시선은 오직 포포에게만 향해 있었다. 슬라임의 내부는 다시 평범한 투명색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유찬은 보았다. 찰나에 스쳐 지나간 은색 고리와 서로 갈라지던 층을.
포포의 몸이 다음 목표물을 갈망하듯 미세하게 떨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