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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의 시선 일러스트

감찰의 시선

카시안이 황궁 북문 임시 봉인기사를

실제로 본 적이 있다고 말한 다음 날,

황실 인사팀 사무실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정확히는 조용한 척하고 있었다.

서기관들은 각자 문서 위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시선은 지나치게 자주

같은 방향으로 튀었다.

아델린 책상.

그 맞은편 임시 책상.

그리고 거기에 앉아

아무 일도 없는 얼굴로

북문 문양을 다시 그리고 있는 카시안.

도로시는 그런 분위기를

못 견뎌 하는 성격이었다.

결국 장부를 품에 안은 채

아델린 책상으로 다가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팀장님.”

“말하세요.”

“지금 사무실 전체가

저희 셋 얘기하는 거 아시죠?”

“압니다.”

“압니다로 끝나요?”

“업무가 먼저니까요.”

도로시는 억울하다는 얼굴로

입술을 삐죽였다.

“어제 북문 갔다 온 뒤부터

소문이 더 심해졌어요.

팀장님이 정리 대상 1호를

본인 옆에 앉히더니,

현장까지 계속 데리고 다닌다고.”

아델린은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사실이군요.”

“그걸 그렇게 담백하게

인정하시면 안 되죠.”

“사실은 사실이니까요.”

“문제는 사실이

어떻게 보이느냐예요.”

그 말은 도로시답지 않게 정확했다.

아델린은 그제야 문서에서 눈을 들었다.

방 안 여기저기에서

재빨리 시선이 거둬지는 게 보였다.

유령직위 조사,

감찰 회피,

정리 대상 직접 운용.

상황만 잘라 놓고 보면

편애나 특혜라는 말이

붙기 좋은 그림이었다.

카시안이 그제야 펜을 내려놓고 말했다.

“좋지 않은 소문이라면

제거하는 편이 빠릅니다.”

아델린이 그를 보았다.

“어떤 방식으로요.”

“저를 다시 기록보관실로

돌려보내든가.”

말은 가볍게 했지만,

농담은 아니었다.

방 안 공기가

아주 미세하게 식었다.

도로시가 눈을 크게 떴다.

“어, 그건 좀.”

아델린은 한 치 망설임도 없이 잘랐다.

“비효율적이군요.”

카시안의 눈썹이 약간 올라갔다.

“정말 그것부터 따지시는군.”

“당신이 가진 현장 정보와

문양 기억은

지금 사건군에서 유의미합니다.

소문 때문에 빼는 건

더 큰 손실이죠.”

“편애라는 말이 붙어도요?”

“붙게 두지 않으면 됩니다.”

카시안은 몇 초쯤 그녀를 바라보다가,

아주 낮게 웃었다.

“팀장님답군요.”

그 말은 평소처럼

가볍게 흘려보내는 투가 아니었다.

아델린은 그 차이를 알았지만

굳이 짚지 않았다.

대신 사무실 바깥 시선이

이제 둘을 따로 보지 않고

묶어서 읽기 시작했다는 사실만

더 분명히 의식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사무실 문이 세 번,

일정한 간격으로 두드려졌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자기 존재를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무시하기 어렵게 만드는 노크였다.

문이 열리고 들어온 남자는

감찰조정팀 제복 위에

은회색 견장을 걸치고 있었다.

짙은 갈색 머리를

깔끔하게 넘긴 얼굴은 웃는 듯했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서류철을 안은 손끝까지

지나치게 단정했다.

“기디온 마르체입니다.

감찰조정팀 부팀장.”

그는 이미 모두가 아는 이름을

굳이 또렷하게 말한 뒤,

아주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아침부터 방해드리러 왔군요,

팀장님.”

도로시가 작게 중얼거렸다.

“방해 맞네.”

기디온의 시선이

도로시를 잠깐 스쳤다가,

다시 아델린에게 돌아왔다.

“방해가 아니라

절차라고 표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델린은 의자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용건.”

“간단합니다.”

기디온은 품에 든 서류철을 열어 보였다.

“비상 임시 발령 건,

정리 대상 직접 운용 건,

그리고 최근 세 건의 현장 조사에 대한

감찰조정팀의 적법성 확인입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

사무실 안 공기가

눈에 띄게 굳었다.

“누가 요청했습니까?”

아델린이 묻자

기디온은 딱 한 박자 쉬고 답했다.

“여러 곳에서요.”

“주어가 흐리군요.”

“황실은 원래 그렇지 않습니까.”

그는 여전히

예의 바른 말투를 유지했다.

“파면 불가 직원번호 0001이

인사팀장 직속 감시관으로 배치된 뒤,

팀장님과 동행하며

유령직위 사건에 계속 관여하고 있습니다.

실무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나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도로시가 입을 벌렸다.

“우려라니,

그거 거의 수군거림인데요.”

기디온이 미소 비슷한 것을 지었다.

“궁정에선 수군거림이

곧 우려가 됩니다.”

카시안이 등받이에 기대며 말했다.

“감찰조정팀이

소문 수집도 합니까?”

기디온이 그를 향해

몸을 아주 조금 틀었다.

“소문이 조직을 흔들면요.”

“그 말은 편하겠군.

증거가 없어도 시작할 수 있으니.”

“반대로 말하면,

증거가 생기기 전에

막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두 사람의 대화는

비슷하게 부드러웠는데,

결이 전혀 달랐다.

카시안이 칼을 장난처럼 돌리는 타입이라면,

기디온은 종이 가장자리로

손끝을 베이게 만드는 타입이었다.

아델린이 말을 끊었다.

“확인할 게 있다면 확인하세요.

다만 사건 자료 열람은

제 승인 아래에서만.”

“물론입니다.”

기디온은 너무 쉽게 동의했다.

“저는 애초에 협조받으러 왔습니다.

적으로 보실 필요는 없어요.”

“적이 아니라면.”

아델린이 물었다.

“뭡니까.”

“현실주의자.”

그는 태연하게 말했다.

“팀장님은 개혁을 밀고,

저는 그 개혁이

스스로 무너지지 않게 보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지금 사무실 밖에선

팀장님이 정리 대상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것 아니냐는 말이

이미 돌고 있습니다.”

도로시가 작게 헛기침했다.

“이미 돌고 있는 건 맞긴 한데,

너무 대놓고 말하니까

기분이 별론데요.”

기디온은 그녀 쪽을 보지도 않고 답했다.

“기분은 감찰 항목이 아닙니다.”

“진짜 인기 없으시겠네요.”

카시안이 중얼거리자

기디온은 이번엔

조금 더 뚜렷하게 웃었다.

“인기 있는 감찰관은

대체로 무능하죠.”

아델린은 그 말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확인 항목을 읽으세요.”

기디온은 곧장 서류를 넘겼다.

“첫째,

비상 임시 발령 절차의 정당성.

둘째,

0001에게 부여된 자료 접근 범위의 적절성.

셋째,

팀장님과 0001의 현장 동행이

조직상 특혜나 편애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지.”

방 안의 시선이

다시 한 번 무겁게 모였다.

아델린은 건조하게 물었다.

“네 번째는 없습니까.”

“있을 수도 있죠.”

기디온이 태연히 말했다.

“만약 이 조사에

팀장님의 개인사가 섞여 있다면.”

이번에는 도로시도 말을 잃었다.

카시안의 시선이

미묘하게 날카로워졌다.

아델린만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설명하세요.”

기디온은 손에 든 종이 맨 뒷장을 꺼내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아주 짧은 인사 이력 요약본이었다.

팀장 승진 전 경력,

기록원 근무 시절,

가족 몰락 이후 주소 이전 기록.

공개 인사 문서 안에 있는

최소한의 정보였다.

“케스트 가문.”

그가 조용히 말했다.

“부당한 파면과 좌천으로 몰락했죠.

팀장님이 유령직위와

인사 조작 사건에 과민할 만큼

개인적 이유가 있는 건

충분히 이해합니다.”

아델린은 그 종이를

한 번 내려다봤다.

눈빛 하나 흔들리지 않았지만,

도로시는 이미 그녀 오른손 장갑 끝이

아주 미세하게 정리되는 걸 봤다.

중요한 판단 전

나오는 습관이었다.

“과민하다는 표현은

부정확하군요.”

아델린이 말했다.

“정확하다고 하세요.”

기디온은 곧바로 받아쳤다.

“정확함과 집착은

종종 경계가 흐려집니다.”

카시안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부팀장.”

목소리는 여전히 낮았지만,

아까보다 훨씬 차가웠다.

“그 선을 넘을 생각이라면

단어를 더 신중히 고르시죠.”

기디온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저는 오히려 0001께

같은 조언을 드리고 싶군요.

감시관 신분으로

팀장님 옆에 너무 자연스럽게 서 계십니다.

밖에서 보기엔

보호받는 것처럼 보이니까.”

보호.

그 단어는 묘하게

방 안을 울렸다.

아델린이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한 번 가볍게 눌렀다.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충분했다.

“두 분 다 그만.”

정적.

그녀는 기디온을 똑바로 봤다.

“감찰은 허용합니다.

하지만 제도적으로만 하세요.

소문을 사실처럼 취급하거나,

가족사를 암시로 끌고 오면

그때는 제가 감찰조정팀 절차 위반으로

역감찰 청구하겠습니다.”

기디온은 잠깐 그녀를 바라봤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선은 지키겠습니다.”

“좋습니다.”

“대신 저도 하나는 분명히 하죠.”

그는 다시

예의 바른 어조로 돌아갔다.

“오늘부로 감찰조정팀은

GP-001, GP-002 관련

인사 특혜 가능성과

정보 접근 적법성을

병행 모니터링합니다.

팀장님과 0001의 현장 동행 기록도

별도로 남기겠습니다.”

도로시가 작게 신음했다.

“와, 진짜 피곤하게 굴네.”

기디온은 이번엔

도로시를 정면으로 보았다.

“회계국 파견관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부 반출 기록,

야간 열람 시간,

비인가 복사본 작성 여부까지

확인하죠.”

도로시가 입을 다물었다.

평소라면 말로 두세 번 더 비틀었겠지만,

이번엔 감찰조정팀이라는 이름의 현실성이

먼저 닿은 모양이었다.

기디온은 필요한 서류만 챙겨 나가기 전,

카시안 쪽으로

아주 짧게 시선을 주었다.

“참고로, 0001.”

“왜죠.”

“황궁에선 특혜보다도

편애 의혹이 더 빨리 탑니다.

사람들은 규정보다

표정을 먼저 읽거든요.”

카시안은 웃지 않았다.

“당신은 표정을

너무 좋아하는군.”

“직업병입니다.”

문이 닫히고 나서야

사무실 안이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도로시가 제일 먼저 중얼거렸다.

“저 사람은

걸어 다니는 압수수색 같아요.”

아델린은 이미 서류를

다시 정리하고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니군요.”

카시안은 잠시 문 쪽을 보다가 말했다.

“저를 빼는 편이

깔끔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의 목소리가

조금 더 단단했다.

아까 아침의 “기록보관실로 돌려보내라”는 말보다

훨씬 진심에 가까웠다.

아델린은 고개를 들었다.

“같은 말을 두 번 하게 만들지 마세요.”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아니요.”

그녀는 단호했다.

“지금도 같습니다.

당신을 빼면 사건은 느려지고,

감찰은 그걸 ‘정리 대상 분리’라고

포장하겠죠.

저는 둘 다 원하지 않습니다.”

도로시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저기, 팀장님.”

“말하세요.”

“밖에선 진짜로

두 분을 묶어서 보기 시작했어요.

어제 북문에서 돌아올 때도

위병 둘이 수군거렸고,

아까 복도에서도

“팀장님이 0001을 너무 가까이 둔다”는

말 들었거든요.”

아델린은 짧게 숨을 들이켰다.

“알고 있습니다.”

“그럼.”

도로시는 입술을 깨물다 말했다.

“오히려 더 공개적으로 움직이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숨기면 더 이상해져요.”

카시안이 그녀를 봤다.

“회계국 파견관치고는

꽤 대담하군.”

“살아남으려면요.”

도로시는 툭 내뱉었다.

“그리고 두 분,

솔직히 숨길 타입도 아니잖아요.”

아델린은 그 말엔 답하지 않았다.

대신 책상 위 정리된 문서 가운데 하나를

골라 들었다.

기디온이 놓고 간

인사 이력 요약본이었다.

가족 항목은 단 세 줄뿐인데도,

이상하게 거슬렸다.

너무 짧았다.

너무 정돈돼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최소한의 정보만 남기고

나머지를 접어 넣은 것처럼.

카시안이 그녀 시선을 따라

문서를 봤다.

“마음에 안 드는 표정이군요.”

“표정 읽는 건

감찰조정팀 전매특허인 줄 알았습니다.”

“전직 기사도 가끔은 합니다.”

아델린은 종이를 접어 넣었다.

“기록보관실 다녀오겠습니다.”

도로시가 바로 물었다.

“가족 기록이요?”

“확인할 게 있습니다.”

카시안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같이 가죠.”

아델린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안 됩니다.”

“감찰이 보기 싫어서?”

“네.”

그녀는 아주 담백하게 인정했다.

“오늘은 특히요.”

카시안은 몇 초쯤 그녀를 보더니,

웃지도 않은 채 말했다.

“그 말,

이상하게 마음에 안 드는군.”

“참고하세요.”

“명령입니까?”

“업무 분리입니다.”

아델린은 그 문장을

조금 더 딱딱하게 내놓았다.

실제로는 그를 떼어 두는 쪽이

효율적이라서가 아니라,

오늘만큼은 감찰 앞에서

둘이 같이 움직이는 장면을

더 늘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전적으로

업무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스스로도 썩 유쾌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델린은 정말 혼자

기록보관실로 향했다.

점심 무렵의 기록보관실은 조용했지만,

아침의 사무실과는

다른 종류의 시선이 있었다.

기록관들은 대체로

남의 사정을 많이 알고,

직접 묻지는 않는 사람들이다.

아델린이

케스트 가문 인사 기록 원본을 요청하자,

창구의 중년 기록관은

아주 잠깐 펜을 멈췄다.

“열람 목적은요.”

“개인 이력 확인.”

“개인 자료는

본인 열람이 가능합니다.”

기록관은 기계적으로 말하며

열람판에 번호를 적었다.

그런데 몇 분 뒤 돌아온 그의 표정은

아까와 미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곤란함을 감추려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팀장님.”

“말하세요.”

“일부 기록이

제한 열람으로 묶여 있습니다.”

아델린은 눈썹을

아주 조금 찌푸렸다.

“제 가족 기록이요?”

“예.”

“근거.”

기록관은 마지못해 파일을 펼쳤다.

낡은 인사 기록철 안에는 분명

아델린의 부모 이름,

좌천 기록,

파면 심사 번호가 있었지만,

그 뒤쪽 절반쯤이

검은 봉인띠로 묶여 있었다.

봉인면에는 오래된 인장이

두 겹 찍혀 있었다.

초기 인사조정 특별 보안

그리고 그 아래.

대시종장 승인 하에 제한 열람

아델린의 시선이 완전히 멎었다.

대시종장.

지금도 황궁 안에서

가장 많은 서류를 통과시키는 자리.

그리고 라우렌스 헤일이

앉아 있는 자리.

기록관이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이 등급이면 인사팀장이라도

단독 열람은 안 됩니다.

인사원장급 공동 승인이나,

대시종장 재승인이 필요합니다.”

아델린은 봉인띠 위의 날짜를 봤다.

현재 라우렌스 취임 이전,

그러나 그 가문이

내정실 초기 인사조정 라인을

잡기 시작한 시기와 겹쳐 있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막았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최소한 지금도 그 기록을

계속 잠가 두고 있다.

“이 제한이 언제 걸렸는지

원본 이력도 볼 수 있습니까?”

기록관은 곤란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봉인 기록 자체가

또 별도 보안입니다.”

아델린은 한동안 말을 잇지 않았다.

봉인된 종이 뭉치 안쪽이

갑자기 아주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가족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누구도 기록 바깥의 사람을

보지 않았다고 믿어 왔다.

그런데 이건 단순한 무심이 아니었다.

누군가 봤다.

그리고 닫아 버렸다.

기록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팀장님?”

아델린은 천천히 파일을 덮었다.

“사본 신청은 보류합니다.

오늘 이 파일 누가 열람 요청했는지만

목록으로 주세요.”

“예.”

기록관은 허둥지둥 받아 적었다.

기록보관실을 나서는 순간,

복도 끝 서가 그림자 아래

누군가 서 있는 게 보였다.

카시안이었다.

아델린이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정말 멀찍이서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 사실이 못마땅했지만,

이상하게 지금은

그게 조금도 놀랍지 않았다.

카시안이 먼저 물었다.

“표정이 더 나빠졌군요.”

“좋은 소식은 아닙니다.”

“짐작은 했습니다.”

아델린은 몇 초간 침묵하다가,

결국 짧게 말했다.

“가족 기록 일부가

봉인돼 있었습니다.”

카시안의 시선이

아주 천천히 가라앉았다.

“누가.”

아델린은 그를 똑바로 봤다.

“대시종장 승인 하에 제한 열람.”

복도 공기가 한순간

더 차가워졌다.

카시안은 이번엔 웃지 않았다.

“그렇군.”

그 한마디 뒤에 깔린 감정을

아델린은 아직 이름 붙이지 않았다.

다만 분명한 건 있었다.

그건 단순한 분노가 아니었다.

누군가 그녀 가족 기록까지

만졌다는 사실을,

그도 자기 일처럼 받아들였다는 쪽에

더 가까웠다.

다만 하나는 분명해졌다.

유령직위 사건은 더 이상

황실의 죽은 직원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 손이,

그녀 가족 기록에도 닿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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